특히 올해는 국내 업체들이 신제품인 '4가(價) 독감백신'을 대거 선보이면서 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 일양약품이 최근 '테라텍트프리필드시린지' 품목 허가를 승인받으면서 다음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사이에만 총 5개의 국내 제약사 4가 백신 품목이 시장에 나오게 됐다.
지난해까지 국내 4가 독감백신 시장에는 외국계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가 유정란 배양 방식을 사용해 개발한 '플루아릭스 테트라'가 유일했다. GSK는 지난해 150만 도즈를 공급하며 3가 백신 중심의 시장에서 유일한 4가 백신으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
올해 녹십자는 450만 도즈, SK케미칼은 250만 도즈의 4가 독감 백신을 내놓았다. 3가를 포함하면 녹십자는 900만 도즈, SK케미칼은 500만 도즈를 공급한 상황이다.
녹십자와 SK케미칼 모두 올해 전량 소진을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 독감백신 360만 도즈를 공급한 SK케미칼은 공급량 전량을 판매했고, 녹십자 역시 지난해 공급한 독감백신 900만 도즈 대부분을 판매했다. 일양약품은 백신 매출 목표를 지난해 160억원에서 올해 22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GSK는 올해 200만 도즈를 내놓았다. GSK는 출시 후 미국이나 유럽에서 1억 도즈 이상 판매된 가장 잘 팔린 백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백신 전쟁을 기존 계란(유정란) 배양 방식과 세포배양 방식의 격돌로 보는 시각도 있다. 녹십자, 일양약품 등은 기존 독감백신 제조인 계란 배양을 사용하는 반면 SK케미칼은 세포 자체를 배양했다.
업계 관계자는 "GSK의 독점 상황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자체 개발한 4가 독감백신을 선보이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각각의 장점을 어떻게 강조하느냐가 마케팅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독감 백신 공급 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300만 도즈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국내 독감 백신 수요량이 연간 1700만~1800만개이므로 물량이 과잉 공급되면 나머지 백신은 폐기된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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