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미생들의 잔혹동화 뮤지컬 ‘더맨인더홀’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뮤지컬 더맨인더홀 [사진=파파프로덕션]

뮤지컬 더맨인더홀 [사진=파파프로덕션]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잔혹하고 슬픈, 한 남자의 비극적이고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가슴을 적신다.

뮤지컬 ‘더맨인더홀’(The Man In The Hole·제작: 파파프로덕션)은 오는 9일부터 10월30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열린다. 8일 열린 프레스콜 행사에는 배우 임강성 김영철(이상 하루 역)을 비롯해 김찬호 고훈정(이상 늑대 역)등 출연배우 여덟 명과 피아니스트 오성민, 곽혜근 등이 참석했다.
더맨인더홀은 현대판 미생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주인공 ‘하루’가 어느 날 갑자기 겪는 고통스러운 사건을 통해 분열되는 자아들과 마주치는 판타지 스릴러물이다. 이를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게끔 하고자 제작된 잔혹동화다.

연인인 하루와 ‘연아’는 어느 날 갑자기 집 앞 놀이터에서 강도에게 칼에 찔려 무참히 맨홀 속으로 던져진다. 구멍에서 새어나오는 빛으로 연명하던 하루는 고통 속에서 환영과 환청에 시달린다. 이 때 길들여지지 않은 ‘늑대’와 만난다.

이현규 연출은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의 방어기제인 ‘억압(관념이 의식으로 드러나지 않고 무의식에 갇혀 있는 것)’ ‘부정(고통스런 생각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 ‘해리(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아를 파격적으로 변형시키는 것)’ 현상을 통해 주인공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방어기제란 불안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정신적 책략이다.
이 연출은 “한 인물을 극한의 상황까지 밀어 넣으면 어떤 행동이 나올지 궁금했다. 자아의 분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프로이트 이론을 차용했다.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되면 극단적인 모습들이 나타난다. 극중 사건 자체가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발단이 되고, 늑대라는 인물로 나타난다. 늑대로 선악을 드러내고자 한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하루’ 속에 내재던 감정들이 형상화되고 내면에 야생성을 드러내려 한 것이다. 사회적으로 억눌린 감정들이 동경하던 형상들로 표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더맨인더홀 [사진=파파프로덕션]

뮤지컬 더맨인더홀 [사진=파파프로덕션]

원본보기 아이콘


프로이트는 사람의 정신세계를 이드(Id·심층심리 혹은 욕구), 에고(Ego·자아), 슈퍼 에고(Super Ego·초자아) 세 가지로 분류한다. 더맨인더홀은 달과 맨홀, 유리구 등의 구(球)체를 통해 은유와 상징 기법으로 표현한다.

이 연출은 “프로이트 이론에서 큰 호수나 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하늘의 달(초자아)과 호수에 비친 달(심층심리) 사이에서 방황하고 고민하는 우리(자아)들의 모습을 다뤘다. 또한 유리구 속에 있는 것들은 잃어버렸던 행복한 기억들을 박제시켜놓은 듯한, 그 속에 살고 싶은 주인공의 내면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더맨인더홀은 우리들의 잔혹동화다. 관객들에게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큰 실례다. 이야기가 열려 있는 부분들이 많아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관객들과의 상상과 만나 더 큰 것들을 창조해낼 수 있다. 작품 해석은 관객들의 몫”이라고 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