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잔혹하고 슬픈, 한 남자의 비극적이고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가슴을 적신다.
뮤지컬 ‘더맨인더홀’(The Man In The Hole·제작: 파파프로덕션)은 오는 9일부터 10월30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열린다. 8일 열린 프레스콜 행사에는 배우 임강성 김영철(이상 하루 역)을 비롯해 김찬호 고훈정(이상 늑대 역)등 출연배우 여덟 명과 피아니스트 오성민, 곽혜근 등이 참석했다.
연인인 하루와 ‘연아’는 어느 날 갑자기 집 앞 놀이터에서 강도에게 칼에 찔려 무참히 맨홀 속으로 던져진다. 구멍에서 새어나오는 빛으로 연명하던 하루는 고통 속에서 환영과 환청에 시달린다. 이 때 길들여지지 않은 ‘늑대’와 만난다.
이현규 연출은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의 방어기제인 ‘억압(관념이 의식으로 드러나지 않고 무의식에 갇혀 있는 것)’ ‘부정(고통스런 생각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 ‘해리(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아를 파격적으로 변형시키는 것)’ 현상을 통해 주인공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방어기제란 불안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정신적 책략이다.
프로이트는 사람의 정신세계를 이드(Id·심층심리 혹은 욕구), 에고(Ego·자아), 슈퍼 에고(Super Ego·초자아) 세 가지로 분류한다. 더맨인더홀은 달과 맨홀, 유리구 등의 구(球)체를 통해 은유와 상징 기법으로 표현한다.
이 연출은 “프로이트 이론에서 큰 호수나 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하늘의 달(초자아)과 호수에 비친 달(심층심리) 사이에서 방황하고 고민하는 우리(자아)들의 모습을 다뤘다. 또한 유리구 속에 있는 것들은 잃어버렸던 행복한 기억들을 박제시켜놓은 듯한, 그 속에 살고 싶은 주인공의 내면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더맨인더홀은 우리들의 잔혹동화다. 관객들에게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큰 실례다. 이야기가 열려 있는 부분들이 많아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관객들과의 상상과 만나 더 큰 것들을 창조해낼 수 있다. 작품 해석은 관객들의 몫”이라고 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