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8·27 전당대회에서 친문(親文)·주류 진영이 당 대표는 물론 여성·청년부문 최고위원까지 석권하면서 대약진했다. 친문·주류 진영의 이같은 압승은 '10만 온당원'으로 불리는 권리당원의 투표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더민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친문·주류 측 후보인 추미애 후보, 양향자·김병관 후보가 각각 신임 당 대표·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실제 여성 최고위원의 경우, 당초 20여년의 당료 경험과 친문·민주평화국민연대의 지지, 재선 국회의원이라는 무게감을 가진 유은혜 후보가 우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이를 반영하듯 유 후보는 대의원 투표(50% 반영)에서 52.38%를 득표해 양 최고위원(47.63%)을 따돌렸다.
그러나 대의원 투표 결과를 상쇄한 것은 권리당원 ARS투표(50% 반영)였다. 양 최고위원은 권리당원 투표에서만 66.54%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유 후보를 꺾었다.
당 대표 선거에서도 이같은 추세는 이어졌다. 추 대표는 대의원(51.53%), 당원여론조사(55.15%), 국민 여론조사(45.52%)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지만, 특히 권리당원에서는 61.66%의 높은 득표를 기록했다.
반면 비주류진영의 대표격인 이종걸 후보는 대의원 투표에서 김상곤 후보(23.24%)를 근소하게 제친 25.09%를 기록한데 이어 당원-국민여론조사에서도 2위를 지켰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18.09%로 3위에 그쳤다. 이는 분당사태 당시 이 후보가 '당무거부'를 하는 등 친문·주류진영과 대척점에 서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온당원의 위력은 앞서 시·도당 위원장 선거에서 예견된 바 있다. 서울시당위원장 선거에서 당선된 친문성향 김영주 최고위원은 투표소 득표에서는 48%를 얻어 박홍근 의원에게 뒤졌지만, 권리당원 ARS 투표에서 승리해 52.9%의 득표율로 최종당선 되기도 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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