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가 '산 넘어 산'이다. 사드배치를 반대해온 경북 성주 투쟁위원회가 국방부에 사드 배치를 위한 제3후보지 검토를 요청하기로 함에 따라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이 유력한 부지로 떠오르고 있지만 쉽게 진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국방부에 따르면 투쟁위는 21일 오후 대책회의를 하고 국방부에 성산포대를 제외한 제3의 지역을 행정적 절차를 거쳐 검토할 것을 건의했다. 투쟁위가 제3후보지 검토를 요청하되 성산포대에 사드를 배치하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을 단 것은 국방부가 제3후보지를 검토한 다음에도 성산포대가 최적합지라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주민들간의 내분과 갈등이다. 롯데 스키이힐은 사드 레이더가 바라보는 북쪽으로 약 7㎞ 떨어진 곳에 1만4000명이 거주하는 김천혁신도시가 있다. 김천시 주민들이 벌써부터 반대운동에 나선 이유다. 김천에서는 시민 700여 명이 지난 20일 저녁 강변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사드 반대 첫 촛불집회를 열었다. 김천주민들 사이에서 '성주주민이 사드를 떠밀었다'라는 주민간 갈등 과 성주주민과 마찬가지로 반대운동으로 인한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방부에 대한 질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사드 배치 부지 선정 과정에 적용한 기준으로 군사적 효용성, 작전 가능성, 주민 건강, 환경, 공사 기간, 비용 등 6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국방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사드 배치를 위한 제3후보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직후만 해도 성산포대 외에는 적합한 부지를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돌연 롯데 스카이힐을 유력한 부지로 검토할 경우 군에 대한 신뢰도는 추락할 것이 뻔하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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