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의 역설?…"저축이 늘고 있다"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에서 기대했던 경기 부양효과 대신 저축이 증가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4년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이후 독일 가구의 지난해 가처분소득 기준 저축률이 2010년 이후 최고인 9.7%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저축률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 가구의 올해 저축률은 2.1%로 추정돼 2년 전 마이너스에서 큰 폭 상승했다. 가구의 현금 및 저축도 1분기에 이미 작년 동기보다 1.3% 늘었다. 일본중앙은행(BOJ)은 지난 2월 마이너스금리를 전격 실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에 따르면 마이너스금리를 도입 중인 덴마크와 스위스, 스웨덴 가구의 올해 저축률도 각각 8.1%, 20.1%, 16.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OECD가 저축률을 집계한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기업도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투자 대신 현금 보유를 늘리고 있다. BOJ 자료에 따르면 비금융계 일본 기업들의 현금 및 저축은 1분기에 작년 동기보다 8.4% 늘었다. 이는 1990년대 이후 가장 큰 폭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의 비금융계 기업들도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보유량을 전년 말보다 5% 늘렸다.
중앙은행들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소비와 투자를 유발하는 경기 부양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하던 정책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마이너스 금리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앤드루 쉬츠 모건스탠리 수석투자전략가는 "사람들은 미래를 확신할 때 더 많은 돈을 쓰는데 마이너스금리 정책은 사람들이 확신을 가질 수 없게 만든다"며 마이너스 금리가 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키워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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