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루틴(routine)은 특정한 일을 하기 위해 하는 일련의 명령으로, 스포츠에서는 가장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갖추려는 노력이다. 선수 자신만의 고유한 동작이나 절차를 일컫는다.


'징크스(jinx)'와는 다르다. 징크스는 좋거나 좋지 않은 일이 운명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마음가짐을 말하며 소극적이다. 반면 루틴은 도움이 되는 과정을 일상생활화하고 경기 때마다 반복해서 한다는 면에서 적극적이다.

가령 축구 경기에서 골포스트를 맞히면 팀이 진다고 믿는 것은 징크스지만 경기를 하기 전에 꼭 한 시간씩 슈팅 훈련을 하고 가야 마음이 안정된다는 것은 루틴이다. 2016 리우올림픽에 나간 우리 선수들도 '루틴'이 있다.


배드민턴 남자복식의 이용대(28·삼성전기)-유연성(30·수원시청)조는 각자의 루틴을 하면서 경기를 준비한다. 이용대는 '행운의 옷'을 입는다. 주로 속옷으로, 대회에 따라 상의가 되기도, 하의가 되기도 한다. 마음속으로는 "내 플레이를 하면 된다"고 반복해서 되뇐다. 유연성은 경기 시작 두 시간 전까지 잠을 잔다. 이용대와 유연성은 "항상 루틴을 반복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여자 사격의 김장미(24·우리은행 한새)는 경기 전에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는다. 말을 걸어와도 대답하지 않는다. 조용히 자기 자리에서 잔잔한 음악을 들으면서 경기 시작을 기다린다. 음악 감상은 유도 안창림(22·수원시청), 수영 박태환(27) 등 선수들이 가장 많이 하는 루틴이다.


스스로 정신을 차리라는 의미로 찬물을 찾는 선수들도 있다. 조정 선수 김예지(22·화천군청)는 경기 전에 꼭 얼음물로 족욕을 해야 한다. 김예지는 "얼음물에 발을 담그면 정신이 바짝 들면서 경기에 대한 생각이 정리 된다"고 했다. 태권도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는 경기날 아침에 찬물로 샤워를 한다. 그는 "경기에 집중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라고 했다.


요트의 이태훈(30·해양경찰체육단)은 경기 전에 경기장 주변에 널린 쓰레기를 줍는다. 바람이나 파도 등 날씨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요트의 특성상 하늘의 도움을 비는 자신 만의 준비과정이다. 조정 선수 김동용(26·진주시청)은 경기 전날 손톱과 발톱, 수염을 모두 깎아야 한다.


태권도 선수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은 테이핑을 한다. 다리와 발목에 테이핑을 매번 똑같이 하면서 경기 전 마음을 다잡는다. 이대훈은 "테이핑을 하면서 부담을 덜어낼 수 있도록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AD

루틴은 사소해보이지만 승리를 부르는 원동력이 된다. 이미 많은 스타들이 루틴 효과를 봤다. 박찬호(43)는 선발 등판을 하는 날에는 경기가 시작되기 한 시간 20분 전에 운동장에 도착해 러닝과 스트레칭을 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레알 마드리드)는 골을 넣고 '호우 세리머니'를 한다. 그래야 다음에도 골을 넣을 수 있다고 믿는다.


루틴 하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1)다. 그는 퍼팅하기 전에 공 뒤편에서 웅크리고 앉아서 퍼팅 속도와 커브를 계산한다. 우즈는 "내가 좋은 샷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루틴 때문이다. 준비하면서 평정심을 유지하게 만들어준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