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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IB 큰놈만 살아남는다]약육강식 시대, 슈퍼공룡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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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한국판 골드만삭스는 탄생할 수 있을까."

최근 금융위원회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방안 발표에 대한 증권 업계의 반응이다.
정부의 인위적인 정책이 초대형 IB를 대거 탄생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증권사들이 정부의 정책에 맞춰 없는 돈을 끌어다 자기자본을 확충하기도 힘든 데다 무턱대고 증권사 인수합병(M&A)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몸집 불리기 경쟁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글로벌 IB들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게 증권 업계의 목소리다.

2회에 걸쳐 정부의 초대형 IB 육성방안에 따른 증권 업계의 대응 상황과 과제를 살펴본다.
자기자본 102조원, 직원 수 3만3000여명.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의 덩치다. 골드만삭스 덩치는 하루아침에 커지지 않았다.

창업 이후 137년 넘게 돈만 생기면 자본을 늘렸다. 매력적인 사냥감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집어삼켰다. 지금의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노력의 성과물이다.

국내로 시선을 돌려보면 초라하다. 국내 1위 증권사 규모가 겨우 6조1000억원 수준이다. 골드만삭스와 비교조차 불가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국내 증권사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위원회가 초대형 IB 육성방안 카드를 내민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방안은 기업금융 기능과 글로벌 역량 강화 차원을 위한 자본확충 인센티브를 제공해 대형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육성방안을 보면 자금조달, 자본규제완화, 신규업무 확대 등 총 5가지 영역에 대해 규제변화를 예고했다. 조달 측면에서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발행은 현재 대부분 증권사가 전단채를 활용하고 있고 신용등급이 높은 대형사는 2% 초반대 채권발행이 가능해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종합투자계좌는 은행 수신 업무를 증권사가 영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자기자본 8조원이라는 큰 장벽이 존재한다.

정부의 방안대로 하면 10조원 이상의 초대형 IB가 탄생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게 증권 업계의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안은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인수합병(M&A)과 같이 '차입매수' 방식을 양산해 시장의 혼란만을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증권 업계의 판도가 확 변할 가능성은 높다. 덩치가 큰 증권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나머지 증권사들은 존재 가치를 잃게 될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미래에셋과 대우증권, KB투자와 현대증권에 이은 빅딜이 일어날 조짐이다. 증권사도 자기자본 4조원이 되면 은행과 유사한 수신 업무까지 가능하게 된 만큼 자기자본 3조원 중후반인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은 몸집을 키우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중형사 중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몸집 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메리츠종금은 2014년 말만 해도 자기자본이 7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유상증자와 IMM투자증권 인수로 1조7000억원까지 덩치를 불렸다.

금융그룹 계열 증권사인 하나금융투자는 지주사 지원만 받으면 3, 4조원대 대형사로 도약이 가능하다. 당장 시장에 나온 하이투자증권과 잠재 매물로 계속 거론되는 SK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은 이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사는 증권회사 영업용순자본비율(NCR)제도 개선방안, 대형사는 초대형 IB 육성방안에 따라 자본 확충에 대해 고려할 동인이 커졌다"며 "중장기적으로 자기자본 10조원 이상 IB 출현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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