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에 50만원"…'대입' 뺨치는 '고입' 면접과외
학생부전형 확대로 자사고·특목고 입시경쟁 가열
집단면접·독서토론 실전 컨설팅 '부르는 게 값'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 더위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4일 낮, 서울 신촌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중학교 3학년 남학생 5명이 모여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한 입시컨설팅 업체의 면접 대비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었다. 모두 이날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내년도 자율형사립고, 특수목적고 입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점이 같았다. 40대 후반의 강사가 이따금 흐름을 끊고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면 학생들은 재빠르게 받아 적으며 토론을 이어갔다.
인근 커피숍에서 아들을 기다리던 학부모 강모(서울 목동) 씨는 "한달 전 수업을 신청하고 도움이 될 만한 참고도서 목록과 면접 요령이 담긴 프린트물을 건네받아 준비해 왔다"며 "자기소개서는 학원 도움을 받아 다음주쯤 완성할 수 있을 같다"고 귀띔했다.
과학고를 시작으로 자사고, 외고 등의 신입생 선발이 본격화되면서 입시를 앞둔 중3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분주한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다.
강씨의 경우 이미 중1 겨울방학부터 특목고 진학을 목표로 입시학원에서 컨설팅을 받아 온 경우였다. 합격을 위해서는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이 중요한데 봉사활동이나 독서활동 등 부족한 부분이 없도록 전직 고교 교사 출신의 컨설턴트를 소개받아 조언을 들었다. 수업료가 월 100만원 가량인 종합반 수강생들 중 최상위권 성적의 학생들에게만 제공되는 일종의 서비스였다.
하지만 입시 막바지에 다다른 요즘 비용은 '부르는 게 값'이다. 지난 겨울방학 때는 면접훈련 수업 8회에 60만원을, 이번 여름방학엔 집단면접 및 독서면접 대비 수업 5회(10시간)에 150만원을 지불했다. 여기에는 자소서 작성을 도와주는 상담이 2시간 포함돼 있다.
강씨는 "아이가 이미 전과목 A에 학생부도 충실히 준비했지만 지원하려는 학교가 워낙 면접이 까다롭고 배점도 높다"며 "낯선 환경에서도 자신감 있게 의견을 발표하고, 다른 학생의 의견을 반박할 때에도 매너 있게 대응하는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 보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자사고 입시를 준비중인 딸을 둔 이모(서울 오금동)씨는 "다들 자소서나 면접 특강을 받는다고 해서 찾아봤지만 믿을만한 수업은 보통 강남 학원가에서 이뤄지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학원이 아닌 컨설팅업체나 과외 형식의 면접 대비수업은 1시간 수업에 50만원까지 받기도 했다.
이씨는 "결국 자소서 첨삭이나 면접대비 관리를 받기 위해 이번 방학부터 대치동 유명 학원의 종합반에 들어갔다"며 "자가용으로 학원 등하원까지 시킬 생각은 없었지만 어차피 대입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미리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했다"고 말했다.
입시담당자들은 해마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심리를 겨냥한 고액 컨설팅이나 과외가 기승을 부리지만 전문가가 손을 덴 흔적이 있는 자소서나 획일적인 면접 답변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또 최근 대입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전형이 확대되면서 학생부 관리 경험이 많은 특목고, 자사고에 진학해야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돼 그만큼 입시를 겨냥한 사교육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중서 이투스 진로진학센터장은 "면접위원들은 이미 학생부로 중3 학생 수준의 학업성적이나 성향, 재능 등을 파악할 수 있고 자소서의 문체나 면접 때 사용하는 어휘 등만 보고도 스스로 준비한 것인지, 컨설팅업체의 도움을 받은 것인지 가늠할 수 있다"며 "벼락치기식 고액 컨설팅은 입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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