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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슬림 전사자 부모에 막말했다가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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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사진)가 무슬림계 미군 전사자 부모에 대한 비하 발언 으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단순히 무슬림계 비하 차원을 넘어 자식을 전장에서 잃은 부모에 대한 막말로 비화되면서 여론의 집중포화가 그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 연사로 나와 자신을 비판한 무슬림계 변호사 키르즈 칸에 대해 반박하면서 "(병사의) 어머니가 연단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이슬람 전통 때문에) 발언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빈정댔다.
이라크 전쟁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아들을 잃은 키르즈 칸은 당시 부인과 함게 연단에 나와 "우리 무슬림도 미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을 위해 희생한 것도 없이 우리를 모욕하고 있다"면서 "트럼프는 미국 헌법을 읽어보기라도 했느냐"며 비판,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는 키르즈 칸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무슬림 문제를 꺼내들어 물타기를 시도했지만 오히려 화를 자초한 셈이다.

공화당에서조차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2008년 대선 후보이자 월남전 참전용사 출신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1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를 신랄히 비판했다.
그는 성명에서 "트럼프는 최근 며칠 동안 미군 전사자 부모들을 헐뜯는 언급을 했다"면서 "트럼프의 발언은 공화당은 물론 공화당 지도부, 공화당 후보들의 시각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루 앞서 트럼프 발언에 대한 당내 비판의 포문을 열었던 공화당내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이날 오른손에 작은 헌법 소책자를 든 사진을 의장실 홈페이지에 올리며 트럼프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시 백악관 수석보좌관을 지냈고,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섰던 동생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지사의 측근인 브래드쇼는 아예 이날 CNN에 나와 "트럼프의 발언을 보면서 탈당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이번 대선에서 국가를 위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미군 희생자 가족 모임인 '골드 스타 패밀리스(Gold Star families)'도 웹사이트에 올린 공개 서한을 통해 "당신의 발언은 우리가 전장에서 잃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희생을 깎아내리는 것이자 우리를 위해 싸우는 모든 군인의 위험을 경시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가세했다. 그는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 상이군인회(DAV)' 연례행사에 참석해 "그 누구도 '골드 스타 패밀리스'만큼 우리의 자유와 안보를 위해 이바지한 사람은 없다"면서 "이들을 존중하고 이들 앞에서 겸손해져야 한다"며 트럼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키르즈 칸 부부의 전당대회 찬조 연설을 자신이 개인적으로 부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 속에 전당대회 직후 반짝 상승세를 탔던 트럼프의 지지율도 추락하고 있다. 이날 CNN 방송과 ORC의 지지율 조사에서 트럼프는 43%에 그친 반면 클린턴은 이보다 9%포인트 앞선 52%를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막을 내린 공화당 전당대회 직후 실시된 지지율 여론조사에선 트럼프(48%)가 힐러리(45%)보다 앞섰다. 일주일만에 급격히 뒤집힌 것이다. CBS 뉴스의 이날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은 46%의 지지율을 기록, 39%에 그친 트럼프를 7%포인트 앞섰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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