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주사 맞다가 '찌르는 듯한 통증' 느꼈다면…췌장 신호일 수 있다[콕!건강]
명치·왼쪽 윗배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
등·옆구리로 뻗치면 즉시 병원을
투약 첫 달 가장 위험…"살 너무 빨리 빠져도 주의"
GLP(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비만 주사제를 맞다 생기는 메스꺼움이나 소화불량쯤은 이제 익숙하다. 그런데 그 '배 불편함'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진다면 그냥 넘기면 안 된다. 명치나 왼쪽 윗배를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 거기서 옆구리나 등으로 뻗치는 방사통이 동반된다면 급성 췌장염을 의심해야 한다.
25일 의학계에 따르면 GLP-1 주사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메타분석에서 췌장염 발생 위험이 소폭 높게 나타났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 이상 사례 보고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관련 보고의 약 30%가 투약 첫 한 달 이내, 절반가량이 3개월 이내에 집중됐다. 주사를 막 시작한 초기일수록 더 예민하게 몸 상태를 살펴야 하는 이유다.
왜 비만 주사를 맞으면 췌장염이 생길 수 있는 걸까. 이시영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에 따르면 약물 자체의 직접적인 췌장 손상보다는 '급격한 체중 감소'가 주범으로 지목된다. 체중이 빠르게 빠지면(주당 1.5kg 이상) 간에서 콜레스테롤 분비가 늘어나는 동시에 식사량 감소로 담즙 분비와 담낭 운동이 줄어든다. 여기에 GLP-1 주사제가 담도 운동을 추가로 둔화시키면서 담석이 만들어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고, 이 담석이 췌관을 막으면 급성 췌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교수는 "췌장염은 똑바로 누웠을 때 배가 팽팽해지며 통증이 악화하고 몸을 앞으로 웅크릴 때 통증이 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며 "통증이 배에만 한정되지 않고 옆구리나 등으로 뻗어 나가는 방사통이 동반되거나 열과 심한 구토 등이 따라온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급성 췌장염은 초기에 발견해 금식과 수액 치료를 병행하면 대부분 회복된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췌장 세포가 죽어가는 괴사성 췌장염이나 다발성 장기부전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 췌장염이나 당뇨병 같은 2차 질환으로 번질 수도 있어 신속한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GLP-1 주사제가 약물군 전체로서 췌장염 위험을 뚜렷이 높인다는 근거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췌장염 병력이 있는 환자를 추적한 연구에서도 약물 투약 후 재발률은 10% 수준으로 일반적인 재발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재발 원인의 절반 이상이 고중성지방혈증이나 음주 등 약물 외 요인이었다. 췌장염 이력만으로 약물의 치료적 혜택을 포기할 필요는 없지만 투약 전 고중성지방혈증·담낭 질환·과음·흡연 등 개인별 위험 인자를 미리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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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체중이 너무 빨리 빠질 때는 약물 용량을 낮추고, 소량이라도 적절한 지방이 포함된 식사를 규칙적으로 유지해 담즙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담석과 췌장염 예방의 핵심"이라며 "투약 중 주당 1.5kg 이상의 급격한 체중 감소, 지속적인 식욕 부진, 옅은 색(회백색) 변, 오른쪽 윗배 불편감이나 팽만감 등이 나타나면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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