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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삶터]결정장애 해결의 나쁜 예

최종수정 2020.02.11 15:17 기사입력 2016.07.2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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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결정장애'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보가 부족해서도 그렇고, 어떤 결정이 좋은지 쉽게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아서도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어떤 결정을 하려면 사전에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는 권유를 받게 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제3자의 시각에서 이러한 권유를 접하게 되면 "그런 건 당연한 거 아냐"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정작 그 자신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사전에 상담을 받지 않고 일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남들에 대해선 당연하다고 느끼면서도 막상 본인의 일과 관련돼서 놓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되면 놀라울 정도다.
거래하는 자금의 규모가 특히 큰 부동산 매매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도 종종 그런 경우가 있다. 부동산 거래는 그 특성상 결정을 잘못 할 경우 그 파장이 다른 것에 비해 엄청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더 조심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순간적 실수나 판단 착오로 커다란 손실을 입을 수 있는 부동산 거래에는 전문가의 사전 상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많은 이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다 보면 상담을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사례를 종종 발견한다. 그때마다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얼마 전 만나본 A씨의 경우가 그렇다. 부동산을 매각하는 입장이었는데 계약서를 가져와서는 본인이 계약을 잘 한 것인지 검토해달라고 했다. 계약서에 잘 모르는 내용이 많이 기재되어 있는 것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가 건네준 계약서부터 살펴 보니 해당 토지를 개발하기 위한 매매 계약서였다. 무엇보다 부동산 매매를 할 때 흔히 사용하는 표준계약서가 아닌 계약 상대방이 작성한 일반 계약서라는 점이 특이했다.
형식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다. 경험상 표준계약서가 아닌 개별적으로 작성한 매매계약서는 작성자 위주로 만들어져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불리한 조항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불리하게 기재되는 조항은 대금지급 조건에 관한 내용이다. 역시 작성자 편의에 맞추기 때문이다.
조금 더 들여다 보니 아니나 다를까 A씨의 계약서에는 매도인에게 불리한 조항이 많았다. 특히 대금지급 조건이 황당하게 기재되어 있었다. 해당 조항을 수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크게 낭패를 볼 수도 있음을 설명하면서수정 문구까지 알려줬다. 그런데 A씨는 갑자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유를 물어 보니 이미 계약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되돌리기 힘든 상황에 처한 것을 뒤늦게 상담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이럴 때는 앞으로 발생할 손해가 더 큰지를 가늠해보고 손실을 줄일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 너무 불리하다면 계약금의 배가 되는 금액을 배상하고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 당장 손해가 발생해 억울할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부동산을 매입할 때도 계약서의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있다. 이로 인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부동산을 매입함으로써 금전적인 손실을 입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막상 본인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중요한 내용을 간과하는 실수를 한다. 계약을 하기 전 충분하게 정보를 듣고 분석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불리한 입장에 처해 금전적 손실을 입는 일을 피할 수 있다. 전문가는 이럴 때 활용하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무엇보다 부동산 매매 같은 금전적 규모가 큰 경우에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양용화 KEB하나은행 PB사업본부 부동산자문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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