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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기자의 Defence]오늘은 정전협정일… 분위기 다른 남북

최종수정 2016.07.27 08:39 기사입력 2016.07.2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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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비병/사진=연합뉴스

북한 경비병/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27일 한반도에서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3주년을 맞이했지만 남북간 분위기는 서로 달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은 휴전협정이 체결된 날로 우리나라에서는 정전협정 기념일로 부르지만, 북한은 '전승절'(戰勝節)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성대한 기념식을 열고 있다.

북한의 교과서와 언론 등 문헌들은 한국전쟁의 휴전을 어떻게 기술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북한은 학생들에게 휴전일을 미군이 북한에 항복한 날로 왜곡해 가르치고 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서옥식 초빙연구위원에 따르면 북한 교과서들은 유엔군 사령관이 정전협정에 서명하면서 패배를 자인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특히 서 연구위원은 김정은 통치 시기 들어 지난 2013년 개정된 북한의 고급중학교 1학년(한국의 고교 1학년 해당) 교과서 '위대한 수령 김일성대원수님의 혁명력사'에 주목했다.

이 교과서는 정전협정 체결에 대해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미제침략자들은 선군으로 억세어진 조선인민군과 우리 인민 앞에 무릎을 꿇고 정전협정문에 도장을 찍었다"면서 "그처럼 가열처절하였던 3년간의 조국해방전쟁은 우리 인민의 빛나는 승리로 끝났다"고 기술했다.

북한의 중학교 4학년용 교과서 '혁명력사'(평양교육도서출판사. 2003년)도 클라크 당시 유엔군 사령관이 정전협정문에 서명하면서 "자기들의 수치스러운 참패에 대해 '나는 정부의 지시를 수행함으로써 역사상 승리하지 못하고 정전협정에 조인한 최초의 미군 사령관이라는 영예롭지 못한 이름을 띠게 되었다'고 고백했다"고 적고 있다.
'선군의 어버이 김일성장군'(평양출판사. 2008년)은 정전협정 조인식에서의 양측의 표정을 날조해 비교한다.

이 책은 조선인민군 대표들이 정전협정 조인식장에 "승리자의 도도한 기세로 들어섰지만, 같은 시각 패배자의 수치감으로 얼굴을 들지 못하는 미제침략자들이 후줄근한 야전복에 맥빠진 걸음걸이로 들어왔다"고 적었다.

서 연구위원은 이런 북한 교과서들에 대해 "전승절은 전쟁에서 이긴 날이라는 뜻인데 전쟁 당시의 실상을 보면 도대체 뭘 이겼다는 건지 알 수 없지만, 북한은 매년 이날이면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미제의 거만한 콧대를 꺾어놓고 동방에 새 조선이 어떤 나라인가를 만천하에 시위한 혁명적 경사의 날'이라고 떠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략적으로 보나, 장악한 국토면적이나 피해 규모로 보나 북한의 '전승절'이라는 명칭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서 연구위원은 "6.25 전쟁 당시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 성공에 이어 국군과 유엔군이 38선 돌파로 북진을 거듭할 때 국경까지 도망쳤다가 휴전으로 목숨을 부지한 김일성이 1973년 휴전협정 20주년을 맞아 패전의 악몽을 떨쳐버리고 북한 주민들에게 호전성을 주입하기 위해 정전협정기념일을 전승기념일로 둔갑시켰다"고 설명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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