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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유보금, 창출자본으로 용어 바꿔야"

최종수정 2016.07.27 14:00 기사입력 2016.07.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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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내부에 쌓아놓은 돈 인식…불필요한 논란 야기해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사내유보금 대신 창출자본으로 용어를 바꿔야 불필요한 논란을 없앨 수 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7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에메랄드룸에서 '사내유보금의 올바른 의미와 새로운 용어모색'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한경연은 사내유보금이란 명칭 때문에 기업이 낸 수익을 회사에 쌓아놓고만 있다는 오해와 논쟁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권태신 원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사내유보금은 실제와 달리 기업 내부의 쌓아놓은 돈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실상을 반영한 새로운 용어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세미나에서 대안으로 제시된 용어는 창출자본, 세후재투자자본, 사내재투자금 등이다. 이는 외부 차입 등에 의존하지 않고 기업이 벌어서 형성된 자본으로 종국적으로 투자 등에 활용되는 자본이란 뜻이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김윤경 부연구위원은 "사내유보란 결국 자금조달 방식의 원천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사 내에 쌓아놓은 현금처럼 인식하고 있지만 기업이 투자를 많이 했다고 해도 사내유보금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며 "사내유보금의 규모를 보고 해당 기업이 투자를 많이 했는지 적게 했는지를 판단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투자 비중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개국의 시가총액 500대 기업의 현금흐름을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으로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기업은 영업활동 대비 투자활동의 현금흐름 총액 비율이 79.9%로 집계됐다. 중국(92%)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미국은 77.5%, 일본은 69.1% 수준이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유입은 주춤했지만 투자에 쓰인 현금유출은 영업활동을 상회했다. 기업들이 투자(유무형 자산 및 금융상품)에 적극적이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우용 상장회사협의회 전무는 "기업입장에서는 환경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적정 규모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는 경영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데다 외환위기 이후 유동성에 더욱 민감해진 상황"이라며 "기업의 재무결정은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인태 전 회계학회장(중앙대학교 회계학과 교수)은 "한국기업의 자산대비 현금비율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1990년 이래 상장사 현금과 유형자산 증가 추이를 살펴본 결과, 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현금비율은 크게 낮아지고 유형자산비율은 미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현금자산비율은 3.5%로 미국(7%)의 절반 수준이었다. 반면 설비투자 등을 포괄하는 유형자산비율은 28.3%로 미국 19.9%보다 약 8.4%포인트 높았다.

황 교수는 "유보금은 현금성자산 뿐만 아니라 당좌자산, 재고자산, 투자자산, 유형자산, 무형자산의 형성에 쓰인다"며 "유보율에 대한 오해 때문에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유보율의 의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권성수 한국회계기준원 상임위원은 "사내유보금이라는 용어는 회계기준상의 용어가 아니며 미국이나 일본의 회계기준에서도 사용되지 않는다"며 "사내유보금은 금고 속에 쌓여있는 현금이며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아 사내유보금이 증가했다는 오해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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