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리우올림픽을 볼 거면 목숨을 걸고 오라."
브라질 전 축구대표 히바우두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같은 글을 남기며 리우 올림픽에 대한 강한 회의론을 밝혔다. 목숨까지는 다소 과장됐지만 열흘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에 대한 우려는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브라질 정부에 기대를 걸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브라질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탄핵 절차 개시로 대통령 직무 정지하에 올림픽을 치르게 됐다. 하지만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 대행마저 부패에 연류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지지율이 10% 초반에 머물고 있다. 리우 올림픽 이후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최종 표결이 시행될 예정이라 어느 쪽에도 강력한 '컨트롤 타워'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올초부터 중남미를 뒤흔들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 또한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채 브라질 월드컵의 가장 큰 복병으로 작용하고 있다. 리우 올림픽 불참 선언이 잇따르면서 자칫 리우 올림픽이 썰렁한 올림픽으로 기억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당장 올림픽 개막식부터 빈자리가 속출하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리우올림픽 참가국 206개국 중 개막식에 참석하는 정상과 정부대표가 40여개국 정도로, 참석률이 20%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2년 런던올림픽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등 주요 정상들이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했던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브라질 정부는 올림픽 기간 동안 35만명의 관광객과 1만명의 선수들이 몰리면서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올림픽의 흥행을 점치는 이는 드물다. 브라질 정부가 70% 정도의 티켓이 판매됐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전체 티켓의 3분의 1인 170여만장이 미판매분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림픽이 일시적으로 노동시장을 활성화시킬 수는 있지만 그후 대량 실업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근본적인 경기 부양 효과를 얻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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