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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송 전 LH 사장의 '출판헌정식'…"다시 시작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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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 '영원한 건설인'이라는 칭호를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며 살아온 이가 이지송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그림)이다. 올해로 77세인 그가 14일 오후 서울 양재동에 모습을 드러냈다. 외부와 접촉을 끊은 지 꼭 1년 만에 '출판헌정식'이란 낯선 이름의 행사에서다.

이 전 사장은 지난해 이맘때 뇌출혈로 쓰러졌다. 언제나 의욕이 넘치던 이 전 사장을 지켜봐오던 이들에게는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어렵사리 수술을 거쳐 지난해 말께야 의식을 되찾은 그다.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의지력이 대단합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그 분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이었어요. 몸 상태가 빠르게 호전되기 시작한 올해 초 몇몇이서 찾아왔더군요. 의식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책을 만들자는 제의를 해왔어요. 건설인으로서 평생 살아오면서 축적한 지식을 기록으로 남기자는 차원이기도 했죠." 김수삼 성균관대학교 석좌교수의 얘기다.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던 응원군들이 금세 모여들더니 단박에 출판비용을 대고도 남을 금액이 모아졌다. 김 교수와 이종수 전 현대건설 사장, 박동선 LH 부장 등이 함께 뭉쳐 책을 펴냈다. '꿈의 한가운데서, 다시 시작'이란 제목에 '영원한 건설인, 이지송'이란 부제가 달렸다. 그래서 이날 행사는 출판기념회가 아니고 출판헌정식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오랜만에 공식 행사장에 참석한 그는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환하게 웃었다. 홀을 가득채운 응원군은 우레 같은 박수를 보냈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한만희 서울시립대학교 국제도시과학대학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 의장은 "어려웠던 현대건설을 건설 명가로 다시 세웠고 LH의 초대 사장으로 또 힘든 일을 해주셨다"면서 "그 과정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감회가 새롭다. (헌정식을) 축하드린다"고 했다. 이 전 사장은 이에 "책 제목처럼 미래를 꿈꾸며 다시 시작해보겠다"고 말했다.
▲'영원한 건설인' 이지송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65세 이상 노인으로 구성된 '실버사원' 제도를 마련했다. 노인 일자리 창출과 공공 임대주택의 복지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아이디어였는데 지금도 경쟁률이 높을 정도로 실버사원은 인기가 많다. 2013년 봄 이 전 사장이 채용된 실버사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영원한 건설인' 이지송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65세 이상 노인으로 구성된 '실버사원' 제도를 마련했다. 노인 일자리 창출과 공공 임대주택의 복지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아이디어였는데 지금도 경쟁률이 높을 정도로 실버사원은 인기가 많다. 2013년 봄 이 전 사장이 채용된 실버사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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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사장은 리더로서의 덕목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옛 건설부에서 시작해 현대건설 사장, 경복대학교 총장, LH 사장까지 이어지는 50여년의 건설인 역정에서 잘 드러난다. 백척간두에 선 현대건설과 LH의 경영을 정상화하면서 전략가로서의 지혜를 보여줬다면, 이라크 건설현장에서 직원들의 생명을 구하러 뛰어들거나 암 투병 중이던 LH 직원을 계기로 중병을 앓는 전체 직원과 배우자까지 찾아내 사비로 100만원씩 지급하며 격려의 편지를 동봉한 이 전 사장에게서는 덕장의 이미지를 찾아볼 수 있다. 김 교수는 "위엄이 있으면서도 덕이 있어 아랫사람을 포용하고 실력이 탄탄했다"며 "한문학자인 정민 교수가 언급한 덕위상제(德威相濟)의 본보기"라고 평가했다.


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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