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부터 새턴까지 추억에 젖는 고전 게이머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일본 세가(Sega·현 세가게임즈)의 콘솔 비디오게임기 새턴(Saturn)의 복사 방지가 20년 후에서야 풀렸다. CD롬이 고장난 새턴 게임기도 USB를 이용해 다시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세가 새턴은 지난 1994년 11월 발매된 CD형 콘솔 비디오게임기다. 소닉, 팬저드라군, 버추어파이터 등의 게임으로 큰 인기를 끌며 일본 콘솔 게임계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양분했다.
당시 플레이스테이션은 mod칩이라는 기술로 불법복제CD가 성행해 게임 개발사들이 큰 피해를 입었지만, 세가 새턴은 철통같은 복제 방지 기술로 불법복제의 광풍에 휩쓸리지 않았다.
이 문제를 해커 아브라시브가 수년간의 노력 끝에 해결했다. 세가 새턴 내의 읽기 전용 메모리와 관련된 칩을 파훼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는 직접 제작한 보드를 새턴의 CD삽입구에 넣어 시스템을 작동시켰을 뿐만 아니라 게임 파일을 넣은 USB를 이용해 새턴을 구동시킬 수 있는 방법도 찾아냈다. 즉, 수십 년 된 새턴의 CD롬 드라이브가 고장난 상태에도 USB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아브라시브의 발견은 고전 콘솔 게임을 PC나 스마트폰으로 실행하는 에뮬레이터의 개발자들에게도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에뮬레이터 개발자들은 보다 새턴의 작동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 더 낮은 사양의 PC에서도 실행할 수 있는 새턴 에뮬레이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램 카트리지 형태의 앨범 재생 등 게임 외의 용도에도 새턴을 활용하는 것이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아브라시브는 "새턴 팬들은 이제 수년 간 묵혀둔 고전 새턴 게임을 USB로 옮겨 손쉽게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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