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지금 아저씨 세대가 제일 불쌍한 세대일지 몰라요. 우리 사회가 1980∼90년대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굉장히 많은 변화가 단기간에 일어났는데, 그 세대에 낀 세대가 우리들이거든요. 아저씨들은 윗 세대는 받들고 아랫 세대의 눈치도 봐야 하는 신세가 돼버린 거죠."
"괜히 노땅 취급, 꼰대 취급 당할까 봐 아랫사람 눈치 볼 때가 많아요. 젊은 직원들과 식사하거나 대화할 때 먼저 맞추려고 노력하고요. 그런데 젊은 직원들은 또 나름 제 눈치를 보면서 저에게 의사 결정을 하라고 하니까ㆍㆍㆍ 그럴 때 왠지 좀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하죠."
'아재'와 비슷하게 쓰였던 단어는 '꼰대'다. 그러나 두 단어의 격차는 매우 크다. 꼰대는 아무리 말해도 통할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존재지만 아재는 그렇지 않다. 어딘지 모르게 친근하고, 조금만 대화하면 서로의 격차를 풀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아재와 꼰대의 차이는 '소통'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최근 기업들은 윗세대와 아랫세대 간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삼성의 경우 사내외보를 통해 '꼰대'와 '아재'의 차이는 세대간 소통의 노력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아저씨의 행동 1위는 '자기 말이 무조건 옳다며 내 의견을 무시하는 것'이다. 이어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훈계하는 것 ▲나이가 나보다 많다고 무조건 반말하는 것 ▲성형ㆍ애인 유무 등 지나치게 개인 질문을 하는 것 등이 꼽혔다. 또 이상적인 아저씨의 행동으로는 멘토와 같은 조언자가 되고, 좋은 본보기가 되어 주는 사람이라는 응답들이 나왔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저씨와의 대화가 답답하고 어렵다고 느끼는 건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처럼 보여지기 때문"이라며 "꼰대 아닌 아재로 소통하려면 논쟁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지라도 부드럽게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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