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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400만원 올랐는데 실수령 500만원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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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급여명세서 4년간 추이 살펴보니
월급 34% 오를때 건강보험료·소득세 큰 폭 증가


연봉 1400만원 올랐는데 실수령 500만원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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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연봉협상을 앞두고 있는 직장생활 10년 차인 황모씨는 최근 몇 년간 받은 급여명세서를 살펴보다가 깜짝 놀랐다. 급여가 오르는 속도보다 세금이나 준조세 성격인 연금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더 컸다는 점이다.
연봉이 오를수록 소득세가 누진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꾸준히 오르는 연봉에도 실수령액은 별 차이가 없어 살림살이가 팍팍해질 수밖에 없는 월급쟁이 현실을 숫자로 확인하니 더욱 답답해졌다.

월급쟁이 월급봉투는 흔히 '유리지갑'이라고 불린다. 월급을 담았던 노란색 봉투는 오래전에 자취를 감췄지만 소득을 숨길 수도 세금을 덜 낼 수도 없는 사정은 여전하다. 최저임금 상승을 기반으로 해마다 조금씩 연봉은 오르지만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돈은 그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황씨의 최근 4년간 급여명세서를 살펴보면 연봉은 2012년 4300만원에서 올해 5756만원으로 약 1400만원 올랐다. 매년 평균적으로 8%가량 증가한 수치다.
2015년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근로소득자 평균 급여액은 2012년 2960만원에서 2014년 3170만원으로, 연평균 7% 상승했다. 황씨의 연봉 상승률은 일반적인 직장인 평균 수준을 근소하게 앞선 셈이다.

황씨 급여명세서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12년 5월 기본급과 수당 등 총 358만3340원이던 지급기준 월급은 올해 5월 479만7090원으로 인상됐다. 단순 계산하면 121만3750원이 늘어난 수치지만, 2013년부터 차량유지비와 수당 등 70만원이 추가된 것을 예외로 제외하면 4년 만에 51만3750원, 14%가량 늘어난 셈이다.

매년 월급이 평균적으로 3.5%쯤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평균 1.3% 인상률을 기록했으니, 그나마 물가 보다는 많이 오른 급여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공제항목을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우선 의무가입인 국민연금 납부액은 2012년 15만3540원에서 2016년 18만9450원으로 약 23% 증가했다. 연평균 5.7%에 달하는 증가율로 월급 증가율을 뛰어넘는다.

2012년 10만2140원이던 건강보험료도 15만8870원으로 56%나 급등했다. 고용보험료는 1만9700원에서 2만9880원으로 52%, 장기요양보험료도 6690원에서 1만400원으로 상승율은 55%에 달한다. 이들 모두 해매다 10%가 넘게 증가하고 있다.

누진이 적용되는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는 4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9만7950원이던 소득세는 올해 29만5000원이 공제됐다. 소득세의 10%인 지방소득세도 9790원에서 2만9500원으로 증가했다.

보험료와 세금 등 공제를 모두 제외하고 올해 5월 황씨가 손에 쥔 금액은 354만3990원이다. 2012년 5월에는 310만287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44만원 남짓 늘어났다. 4년간 연봉이 1400만원가량 늘었지만 실 수령액은 500여만원 늘어난 데 그친 셈이다.

황씨는 “월급이 오르는 속도보다 보험료나 세금이 증가하는 폭이 크다는 건 그만큼 내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이 줄어든다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연봉은 오르지만 먹고 살기는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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