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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성화 엇박자행정]소비 독려 한다더니…탁상행정에 업계는 '한숨'(종합)

최종수정 2016.07.08 11:18 기사입력 2016.07.0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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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정부정책에 답답한 가전유통사
주류관련 고시 개정, 공정위ㆍ국세청의 엇박자

[경제활성화 엇박자행정]소비 독려 한다더니…탁상행정에 업계는 '한숨'(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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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이주현 기자]내수를 살리겠다며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엇박자를 거듭하며 탁상행정으로 전락하고 있다. 업계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고 발표에만 급급했던 탓에 실제 소비 독려에는 큰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쏟아진다.

◆깜깜이 정부정책에 답답한 가전유통사= 정부의 '고효율 가전제품 인센티브 지원책'이 대표적이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28일 발표한 인센티브 지원책을 위해 4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우선 편성했다. 지원책은 지난 1일부터 9월30일까지 TV(40인치 이하)ㆍ에어컨ㆍ일반냉장고ㆍ김치냉장고ㆍ공기청정기 등을 구매할 경우 해당 품목에 한 해 구매가격의 10%를 환급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부가 세금을 들여 환급을 시행, 소비를 촉진하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관련업계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가장 큰 문제는 예산 부족이다. 유통업계가 추산하는 작년 가전 시장 규모는 13조원. 가전 수요가 한여름에 집중된다는 사실을 무시하더라도 산술적으로 환급지원 기간인 3개월 간 3조원 이상의 가전이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40인치 이상 TV나 선풍기, 제습기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대형 가전이 환급 대상이므로 어림잡아도 2조원 이상의 매출, 즉 2000억원 이상의 환급 예산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예산은 아직 추산하는 단계"라면서 "가전 유통사와 협의하면서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현재 각 업체를 통해 관련 매출 및 판매량을 1일 단위로 확인중이다.

업계가 참고할 세부 지침이 없다는 것도 걱정거리다. 정부가 밝힌 환급 방법은 소비자가 직접 관련 홈페이지에 접속해 신청하거나, 유통업체가 대행하는 등 두 가지다. 대행 신청이 많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정부는 각 업체에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환급 시스템이 정부 발표 한 달 뒤인 오는 29일 오픈하기 때문이다. 이전 구매 정보에 대해서는 개인이나 업체가 가지고 있다가 시스템이 마련되면 신청해야 한다.
소비자가 제도를 악용해 환급받은 후 제품을 환불하거나 예산이 크게 부족할 경우 등 예외 상황에 대처할 방안도 현재로선 마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한 우려가 안팎에서 제기되자 산업부는 각 유통업체와 카드사 등을 통해 의견 및 관련 자료를 취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발표일, 시행일, 환급 신청 개시일이 모두 달라 문의가 많았는데 이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일선 직원들이 모두 감당했다"면서 "내부적으로 곤혹스럽지만 크게 불만을 토로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환급책의 효과도 소비 확대 보다는 시기를 앞당기는 데에 그칠 것"이라면서 "지난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시행했을 당시에도 10월 매출은 큰 폭으로 늘었지만, 이후 11월과 12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해 연간을 기준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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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관련 고시 개정, 공정위ㆍ국세청의 엇박자= '맥주보이'의 부활과 주류 배달을 허용하는 내용의 주류 관련 고시 개정에 대한 평가도 유사하다. 7일 국세청은 불법 낙인이 찍혀있던 맥주보이의 영업행위를 합법으로 정정하고 치킨집이나 백화점, 마트 등에서도 주류를 배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역시 소비자 불편 해소와 내수 살리기의 일환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폐지가 기대됐던 '소비자현상경품' 한도는 그대로 유지됐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내수 진작을 이유로 기업의 경품 한도를 35년만에 폐지해 주류 업계의 관심을 끈 바 있다.

주류의 경우 공정위 고시와는 별도로 국세청 '주류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를 따라야 하는데, 해당 고시는 거래금액의 5%를 초과하는 경품을 지급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1000원에 판매되는 소주 한병은 50원, 3만원 가량에 판매되는 한 박스는 1500원을 넘는 경품과 판촉물을 제공할 수 없는 것이다. 패트병으로 판매되는 맥주에 안줌 안팎의 땅콩을 붙여주는 정도가 한계다.

이에 대해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입맥주가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데, 적극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이 제한돼 있어 점유율을 회복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공정위에서는 관련 고시를 폐지했지만, 정작 국세청 고시가 유지돼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공정위의 경품 고시 폐지 이후 주류 경품 고시를 검토 중이지만 워낙 안건이 많아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이번 고시 개정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결론이 나온다면 행정 예고 등을 통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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