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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집 건너 편의점②]노인 혼밥족에게 그곳은 '지정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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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되자 편의점에서 밥을 먹는 노년 혼밥족들이 많았다.

점심시간이 되자 편의점에서 밥을 먹는 노년 혼밥족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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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민평기(87)씨는 편의점 단골 고객이다. 은퇴 후 종로일대를 마실삼아 놀러 나오는 그는 일주일에 2번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먹는다. 민씨는 "노인네들은 주머니 사정이 가벼우니까 편의점 도시락을 먹는다"며 "요즘은 어느 식당에 가도 만원은 있어야 된다. 편의점 도시락은 5000원이면 저렴한 편이다. 비린내도 안나고 좋다"고 말했다.

평일 낮, 서울 종묘 인근 한 편의점엔 멋지게 차려입은 노신사들이 많았다. 이 편의점의 단골 고객들이다.
이 편의점은 복층 구조로 돼 있다. 1층에선 물건을 팔고 2층에선 손님들이 산 음식들을 먹을 수 있게 전자렌지, 정수기, 의자와 테이블 등을 구비해 놨다.

점주 강모씨는 "아침 11시부터 정신없이 바쁘다. 특히 중년층, 노년층 손님이 많다"며 "종로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인 것 같다. 도시락이 제일 잘 나가는 편인데, 하루에 30~40개가 나간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점심시간이 되자 자리가 하나 둘씩 차기 시작했다. 컵라면을 먹는 손님, 김밥을 먹는 손님, 도시락 손님까지 대부분 중년과 노년층 고객이었다.
종로와 대학로에서 편의점 2곳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주 고객이 누구냐에 따라 편의점의 특징도 다르다"며 "대학로는 거의 고객이 20-30대라 밤이나 주말이 잘된다는 반면, 종로쪽은 타깃층이 나이 든 사람들이다 보니 낮이 잘된다. 또 잔돈 계산에 민감한 사람들이 많다"며 손님들의 특징을 설명했다.

가수 신균(65)씨는 정년퇴직 후 음악공연을 시작하면서 편의점을 애용하게 됐다. 신씨는 "한 때는 도시락 신제품이 나오면 다 먹어봤다"며 "편의점에선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 이 편의점 손님은 거의 50대 남성이나 노인인 것 같다. 자리 없는 날도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고령층은 편의점의 새로운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신한카드 트렌드 연구소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60대 이상이 지난 1~4월 편의점에서 신한카드(체크카드 포함)를 사용한 금액은 지난해 1~4월과 비교해 68.6% 늘었다. 전체 연령층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20대와 30대는 각각 26.3%, 36.7%, 40대와 50대는 각각 51.9%, 57.4%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편의점이 '혼자족'을 대상으로 한 상품들이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현재 1인 가구는 523만 가구 중 60대 이상은 182만 가구로 전체 1인 가구의 34.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재작년부터 편의점을 찾기 시작했다는 이창수(76)씨는 "아내와 사별한 뒤 아침 겸 점심을 편의점에서 먹는다. 이씨는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도 깔끔하고 맛있는 게 좋다"며 "편의점에는 앉아서 먹을 자리도 있고 깨끗하다"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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