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순위 밀린 규제개혁특위…與 '규제개혁도 밀리나' 우려
저출산 고령화특위 설치에 규제개혁특위 빠져
당내서 추진력 잃을까 우려 목소리…정 원내대표 "여야 합의로 추진하면 된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여야3당이 국회에 설치하기로 한 특별위원회 가운데 규제개혁특위가 빠진 것을 놓고 새누리당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가진 후 "규제개혁특위 대신 저출산고령화특위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는데, 여당 내에서 '규제개혁이 추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여당 관계자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규제개혁은 정권 차원에서 추진하는 과제 가운데 하나"라면서 "정권 후반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특위가 설치되지 않는다면 규제개혁을 제대로 밀고 나가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규제개혁 추진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이에 따라 당에서는 아예 규제개혁특위 구성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초 여당은 규제개혁문제를 국회 차원 특위에서 논의하기로 한 부분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근혜 정부가 규제개혁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둔 만큼 여야가 함께 참여하는 특위가 구성된다면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특히 여당은 20대 국회 개원 첫날 규제프리존법과 규제개혁특별법안을 잇달아 발의해 정부의 규제개혁 의지에 힘을 실었다.
19대 국회에서 규제프리존특별법이 막판에 무산되는 등 개혁 방향을 놓고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을 감안할 때 20대 국회에서 여야가 특위를 구성하기로 한 것은 진일보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특위 설치가 후순위로 밀리면서 여야의 관심 밖으로 밀릴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졌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원내지도부는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규제개혁 법안이 이미 제출된 만큼 굳이 특위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관련 법안을 발의했고 특위가 법안 제정권이 없는 만큼 상임위 활동이 오히려 중요하다는 얘기다.
김 정책위의장은 "규제프리존법의 경우 여야가 의견 접근을 봤다"면서 "저출산고령화를 특위에서 논의하는 게 낫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선순위를 놓고 볼 때 저출산, 고령화가 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해 앞당긴 것일 뿐, 규제개혁을 소홀하다고 판단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정 원내대표는 "규제개혁특위도 여야가 논의해 조만간 설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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