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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태 安? 미로 전시회에 나타난 애국가 작곡가 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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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주최 전시회…스페인 마요르카서 만난 사이, 두 거장 이어준 예술열정

익태 安? 미로 전시회에 나타난 애국가 작곡가 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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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꿈을 그린 화가 호안미로 특별전' 개막식에 의외의 인물이 참석했다.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 선생(1906~1965)의 손자인 미구엘 익태 안씨다.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방한한 미로의 손자 호안 푸넷 미로 곁에 섰다. 나란히 선 이들에게 60여년 전 우정을 나눴던 두 예술가, 미로와 안익태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안익태와 미로는 스페인의 마요르카 섬에서 이웃에 살았다. 미로가 안익태보다 13살 위다. 안익태가 이 저명한 화가를 'hermano(형님)'이라고 불렀을 법하다. 미로의 손자 호안 푸넷 미로는 "마요르카 섬에서 할아버지와 안익태 선생은 이웃사촌이자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친구였다. 서로의 작업실과 공연장을 자주 드나들었다고 들었다"고 했다.
안익태 선생 손자 미구엘 익태 안(왼쪽)과 호안 미로 손자 호안 푸넷 미로(사진=윤동주 기자)

안익태 선생 손자 미구엘 익태 안(왼쪽)과 호안 미로 손자 호안 푸넷 미로(사진=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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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태가 마요르카에 정착할 때 스페인에 한국인은 그가 유일했다고 한다. 안익태는 결혼으로 마요르카와 인연을 맺게 됐다. 지휘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는 1946년 바르셀로나에 초청돼 공연을 했고 여기서 스페인 귀족 가문 출신의 로리타 탈라베라를 만나 결혼했다. 당시까지 안익태는 객원 지휘자로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살았지만 결혼으로 한 곳에 정착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바르셀로나에 신혼집이 있었다. 그런데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뒤 마요르카의 예술원 총무를 만나 마요르카 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안익태의 명성으로 볼 때 섬에 새로 생기는 교향악단을 맡는 것은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안익태는 마요르카를 방문한 뒤 그곳의 풍광에 반해 정착을 결심해 상임지휘자로 부임했다. 그의 마요르카 사랑은 교향시 '마요르카'에 잘 표현돼 있다. 지금도 마요르카에는 '안익태 선생의 거리'가 있다.

바르셀로나 출신인 미로 역시 결혼으로 마요르카와 인연을 맺었다. 그의 부인 필라르 훈코사 이글레시아스의 고향이 마요르카였다. 1929년 필라르와 결혼하면서 마요르카는 그의 제2의 고향이 된 셈이다.
마요르카에 정착한 것은 안익태가 먼저였다. 미로가 아내의 고향인 마요르카에 아틀리에를 짓기 시작한 것은 1954년이었다. 마요르카에서 미로와 안익태는 어떤 얘기를 나누며 교류했을까. 호안 푸넷 미로는 "예술이라는 매개체가 문화가 다른 두 사람을 이어준 것"이라며 "할아버지는 음악에도 관심을 보여 안익태와 깊은 대화를 나누곤 했다"고 말했다.

마요르카에 먼저 자리를 잡은 것은 안익태였지만 그곳을 더 오래 지킨 이는 미로였다. 안익태는 1965년 바르셀로나에서 숨을 거뒀지만 미로는 1983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마요르카에서 창작열을 불태웠다. 지금 마요르카섬에에 있는 '필라르-호안 미로 마요르카 재단(Fundacio Pilar i Joan Miro a Mallorca)'은 미로와 그의 부인 필라르에게 작품을 기증받아 1981년 운영을 시작했다. 이곳의 작품들을 보기 위해서 마요르카섬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이 재단의 소장품 총 264점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호안 미로 특별전'에서 전시 중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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