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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호안 미로와 안익태 선생은 영감나눈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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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 미로 특별전 위해 방한한 손자 호안 푸넷 미로

안익태 선생 손자 미구엘 익태 안과 호안 미로 손자 호안 푸넷 미로(사진=윤동주 기자)

안익태 선생 손자 미구엘 익태 안과 호안 미로 손자 호안 푸넷 미로(사진=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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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마요르카 섬에서 할아버지와 안익태 선생은 이웃사촌이자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친구였습니다. 서로의 작업실과 공연장을 자주 드나들었다고 들었어요. 두 예술가는 산책하는 도중 만나 음악과 미술,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을 겁니다."

스페인 미술가 호안 미로(1893~1983)의 손자 호안 푸넷 미로(48)가 '호안 미로 특별전'을 위해 한국에 왔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27일 만난 그는 할아버지와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 선생(1906~1965)의 우정을 떠올리며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1946년 스페인으로 건너간 안익태 선생은 마요르카 교향악단의 초대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며 미로와 교류했다. 호안 푸넷 미로는 "예술이라는 매개체가 문화가 다른 두 사람을 이어준 것"이라고 했다.

호안 푸넷 미로 석세션 미로 대표(사진=윤동주 기자)

호안 푸넷 미로 석세션 미로 대표(사진=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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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는 파블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와 함께 스페인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미술가다. 호안 푸넷 미로는 할아버지를 '저물수록 더욱 뜨거운 미술가'로 기억했다. 미로는 매일 밤 부엌 귀퉁이에 연필과 종이를 쌓아놓고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한 번은 할아버지에게 이렇게 물었어요. '왜 그렇게 그림을 매일 매일 그려요?' 할아버지가 그러시더라고요. '복서가 매일 복싱 연습을 하듯 나도 내 손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란다.'"
호안 푸넷 미로는 현재 미로 작품의 저작권을 관리하기 위해 유족들이 만든 '석세션 미로'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호안 미로 마요르카 재단과 석세션 미로의 합작품이다. 미로가 1956년부터 1981년 사망할 때까지 세상과 단절하고 마지막 예술 인생을 불태운 곳, 마요르카 섬에서 탄생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유화와 드로잉, 콜라주, 일러스트, 테리스트리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 총 264점을 선보인다. 호안 푸넷 미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의 전시"라며 "엄선된 작품과 도록에 수록된 글들을 통해 전시 관람객이 할아버지의 예술세계에 더욱 가까이 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호안 푸넷 미로 석세션 미로 대표(사진=윤동주 기자)

호안 푸넷 미로 석세션 미로 대표(사진=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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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전시를 두고 "가장 '미로'다운 전시"라고 했다. 미로가 마요르카에 머물던 시기는 이미 국제적 명성을 얻은 뒤다. 미로는 오직 자신만의, 자신을 위한 미술을 했다. 호안 미로 마요르카 재단의 필라르 바오스 큐레이터는 "당시 미로는 규칙위반자였고 반체제주의자인데다 과격했고 야생적이었다. 반면 시적이고 사려깊었다. 관람객은 이 전시를 통해 여러 모습이 공존하던 미로의 정신세계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열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로의 작품들을 하나의 사조로 정의하긴 어렵다. 미로의 그림에는 야수주의, 입체주의, 초현실주의가 모두 스몄다. 호안 푸넷 미로는 "할아버지는 반복을 죽음만큼이나 두려워했다. 항상 새로운 재료, 새로운 기법을 추구하려 했다"고 했다.

미로의 그림에는 '붓글씨'를 떠올리게 하는 동양화적 요소도 들 어있다. 안익태 선생,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동양 미술가들, 도쿄 전시회에서 만난 일본 서예가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호안 푸넷 미로는 "할아버지는 서예를 영혼으로 그리는 그림이라고 생각했다"며 "한때는 불교에 귀의해 승려가 되고 싶다고 할 정도로 동양 문화를 가슴깊이 느꼈다"고 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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