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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식당 종업원 어떻게 지내나

최종수정 2016.06.21 15:59 기사입력 2016.06.2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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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성 종업원들은 법정에서 한국에 자진 입국했는지 등에 관한 진술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걱정하며 불안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여성 종업원들은 법정에서 한국에 자진 입국했는지 등에 관한 진술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걱정하며 불안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탈북민이 국가정보원 산하 기관인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 머무르며 조사를 받는 기간은 보통 70일이지만, 북한 식당 종업원들은 국정원의 신변보호 결정에 따라 센터 체류 기간이 길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사회단체들이 이들과 접촉하는 것도 상당 기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1일 정부관계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인신보호소송의 심문기일을 열어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남성 1명 포함)이 자진 입국했는지,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 체류 중인 게 타당한지 등을 심리했다. 이번 심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지난달 말 북한 여성 종업원들에 대해 인신보호법상 구제를 청구한 데 따른 것이다. 탈북민에 대한 인신보호 구제 청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이번 심리에 북한 식당 종업원들을 내보내지는 않고 이들의 법정 대리인이 출석하도록 했다.
북한 여성 종업원들은 법정에서 한국에 자진 입국했는지 등에 관한 진술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걱정하며 불안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한국행을 택했다'고 말할 경우 북한 가족들의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다.

북한 여성 종업원들은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 3개월째 생활 중이다.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는 옛 중앙합동신문센터의 명칭을 바꾼 것으로, 한국에 온 탈북민이 가장 먼저 거쳐야 하는 정부 기관이다. 북한 여성 종업원들은 이곳에서 정부 당국의 기본적인 조사를 받았으며 한국사회 정착을 위한 교육을 받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여성 종업원들이 종종 서울에 있는 고궁이나 놀이공원을 둘러보며 한국사회가 어떤 곳인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다. 이들의 입국 당시 정부는 이들이 중국에서 생활하며 한국 영화나 TV 드라마를 접해 한국사회의 실상을 어느 정도 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부분 20대 초반인 이들은 한국사회에 정착하면 대학에 진학하고자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 영어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공부도 하고 있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들은 중국에 있는 여느 북한 식당 종업원들처럼 춤과 노래를 포함한 예술적 소질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여성 종업원들은 일단 이번 재판에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지만, 이들의 법정 출석요구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탈북자단체들은 이들에게 법정 진술을 요구하는 것은 북한에 있는 가족을 위해 '납치됐다'고 주장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라며 이들의 법정 출석요구 자체가 인권침해라고 비판하고 있다.

탈북민을 법정에 세워 자진 입국했는지 진술하게 하는 것은 앞으로 한국에 오기를 원하는 북한 주민들의 탈북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탈북민이 한국에 오게 된 과정을 굳이 문제 삼는다면 관련 기관에 대한 국회 청문회와 같은 방식이 적절하지, 탈북민의 법정 진술로 진위를 가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정부가 지난 4월 초 총선을 앞두고 북한 종업원들의 입국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게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탈북민의 입국 과정을 비밀에 부치는 관행을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점에 깨뜨려 논란을 키웠다는것이다. 북한도 한국사회의 논란을 겨냥한 듯 북한 여성 종업원들의 가족을 내세워 이들의 한국행이 납치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대대적인 여론 공세를 펼치고 있다. 북한은 다른 탈북 사례들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의 납치행위라고 주장해왔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탈북을 납치로 몰아붙이는 상황에서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 있는 탈북민에 대한 인신보호 소송이 열리는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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