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가배상 따른 구상금 청구 소송 연이어 패소…"자살 은폐·조작 주도했다고 보기 어려워"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김신)는 정부가 군 장교 출신 이모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A씨 어머니 진정에 따라 이 사건 관계자 조사를 진행했고 2008년 10월 A씨는 B씨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취지로 진상규명 결정을 내렸다.
A씨 유족들은 정부를 상대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2010년 3월 유족들에 대해 4억6000여만원 지급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당시 피고는 이 사건 부대에 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대의 상황을 파악하거나 이에 대한 적응을 마치기 전"이라며 "부대원들이 망인의 실제 사망원인을 은폐하고 자살로 조작하는 과정에 부분적·소극적으로 관여하였던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망인의 실제 사망원인을 은폐하고 자살로 조작하는 과정에서 피고가 이를 적극적으로 주도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러한 경우에 원고가 피고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이인복)는 정부가 훈련병 구타 사망 사건을 일으킨 안모씨(당시 선임하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도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패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망인의 유족들이 원고를 상대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을 당시 그 소멸시효 기간은 이미 지났으나, 원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어 원고가 국가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중대장의 지시에 따라 자신이 망인을 구타한 것을 발설하지 않은 것에 불과한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망인의 실제 사망원인을 은폐하고 심장마비로 조작하는 과정에서 피고가 이를 적극적으로 주도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러한 경우에 원고가 피고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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