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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자격 36만명…"살길은 특화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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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업 지각변동④

외환위기 때 시험 완화,9만명 개업…함량 미달 합격자도 쏟아져
임차인·임대인 재산권 보호 최우선해야 비싸다는 인식 사라질 듯
위탁계약 등 종합서비스 도입해야…경쟁체제 토대는 이미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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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공인중개업 종사자들은 입을 모아 "지금이 위기"라고 말한다. 공급과잉인데다 매매거래는 점차 활력을 잃어가며 수익은 예전만큼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더욱이 변호사, 부동산종합서비스업체 등이 시장을 파고들기 시작하면서 '전문성'을 입증하지 못하는 중개업자들은 밥그릇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급과잉이라는 부분은 공인중개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어느 업종에서든 발견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공인중개 자격을 취득한 누적 숫자는 36만명, 전국에 개업한 공인중개사의 수는 9만여명에 달한다. 자격증을 딴 4분의1만이 개업해 있는데도 공급과잉이라는 평가가 많다. 어지간한 아파트단지 상가에는 중개업소가 여러개씩 몰려있을 정도로 중개서비스 종사자들은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공급과잉 사태가 빚어지게 됐을까. 시기는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이 완화됐다. 1985년 처음 시작된 공인중개사 시험은 본래 격년제, 상대평가였는데 매년 과목별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할 수 있는 절대평가로 전환했다. 이 때부터 매년 1만명 이상의 합격자가 쏟아졌다.

30여년 중개업을 해온 한 관계자는 "자격증 취득이 쉬워지면서 은퇴자나 전업주부들이 대거 몰려 '장롱자격증' 수준이 됐다"며 "외환위기 이후 경기 불황 시기수가 지나치게 많으니 함량 미달의 합격자도 우후죽순 생겨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급과잉이라고 해서 반드시 위기인 것은 아니다. 공급과잉 시장에서도 분명히 소위 '잘 나가는' 곳은 있게 마련이다. 그 많은 냉면집 증에서도 수십미터씩 줄을 서 기다려야만 차례를 받는 것처럼, 강점이 있다면 단골고객이 많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경쟁체제가 확립된 만큼 '전문성'을 건 승부를 피할 수 없다. 변호사 등의 개입이 아니더라도 중개사업계 내부적으로 이미 경쟁의 토양은 충분히 마련돼 있어서다.

이에 임대인과 임차인 등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게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무엇보다 임차인, 임대인의 권리와 재산권 보호에 신경써야 한다"면서 "형식적인 서비스에 그친다면 '비용만 비싸게 치른다'는 불만을 불식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화서비스 등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도 필수불가결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간 동네의 전ㆍ월세나 매매 물건을 중개하는데 그쳤다면 이제는 기업화를 통해 보다 다양한 매물을 취급하거나 위탁계약에 나서는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률 전문가와 감정평가사 등 연관업계 전문가들과의 공조도 필요하다. 정부가 네트워크형 부동산 종합서비스 인증제를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그간 부동산중개업계는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데 미온적이었다"며 "개인은 물론 협회차원에서도 다양한 전문가들을 자문위원, 전문위원으로 두고 전문성 강화를 위해 힘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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