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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크라우드펀딩 기업을 가다]'제2의 구글' 꿈꾸고 올린 동영상 8000개…투자자들 쇼핑하듯 펀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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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미국 인디고고(Indiegogo)

세계 최초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회사…UC버클리 경영대학원 동기 3명이 창업
2008년 창업 후 80만 개 모금 캠페인 진행…누적 모금액 1조원 육박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있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회사 인디고고(Indiegogo).
샌프란시스코=황진영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있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회사 인디고고(Indiegogo). 샌프란시스코=황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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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샌프란시스코=황진영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에 자리 잡은 인디고고(Indiegogo)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탁구를 치는 직원들이었다. 탁구대 옆에 있는 스낵바에서는 직원들이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인디고고 홍보 담당 엘레나 지네브래다는 "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라면서 "언제든 와서 동료들과 탁구를 치고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디어를 나눈다"고 말했다.
인디고고는 2008년 1월 창립된 미국 최초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회사이다. 한국 언론사 기자로는 처음으로 지난달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이 회사 본사를 방문했다.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용어조차 없을 때 첫발을 뗀 이 회사는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회사로 성장했다. 매달 1500만명이 인디고고 웹사이트를 방문하고 있으며, 223개 국가 사람들이 이용한다.

◆미국 최초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회사
매일 8000개의 모금 캠페인이 인디고고 웹사이트를 통해서 진행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60만개가 넘는 모금 활동이 진행됐다. 100만달러(약 11억9200만원) 이상 모금한 캠페인은 60개가 넘는다. 인디고고 사이트를 통해서 모금된 총금액은 1조원에 육박한다. 공동창업자 3명으로 출발한 이 회사의 직원은 150여명으로 늘어났다.
 회사가 실리콘밸리와 인접한 샌프란시스코에 있었던 것도 회사 성장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인디고고는 전 세계 소액투자자들을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과 연결시켜 이 회사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이 내놓은 혁신적인 제품이 인디고고를 통해 판매되면서 인디고고 역시 눈부신 성장을 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비상장 회사라는 이유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지난 2년 동안 1000%가 넘는 성장을 했다고 한다. 인디고고의 사업 모델은 간단하다. 인디고고 웹사이트를 통해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것. 인디고고는 통상 판매(모금) 금액의 5%를 수수료로 받는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모집하려는 개인이나 단체, 기관은 누구나 인디고고 웹사이트에 자신들이 개발한 제품이나 사업 아이디어 등을 올릴 수 있다. 이들이 올린 동영상 등을 보고 관심 있는 투자자들이 제품을 구매하거나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인디고고에서 진행되는 캠페인이 수천 개에 이르기 때문에 이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이용자들의 눈에 잘 띌 수 있도록 홈페이지 상단에 자리를 잡는 게 중요하다. 인디고고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 캠페인이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된다"면서 "우리가 개발한 알고리즘에 따라서 기계적으로 배치되고, 우리가 의도적으로 배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인디고고 공동창업자 대니 린젤만

인디고고 공동창업자 대니 린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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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스타트업이 모이는 곳
인디고고는 '제2의 구글'을 꿈꾸는 전 세계의 스타트업들이 모이는 곳이다. 창업 초창기여서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지 못한 회사가 대부분이어서 시제품을 인디고고에 올린다. 인디고고 사이트에 시제품이 올라가면 다양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나온다. 디자인을 개선하고 기능을 보완한 뒤 양산할 제품의 사양을 최종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인디고고 직원들은 어떻게 해야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모금을 많이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조언을 한다. 인디고고 직원 한 명당 15개의 캠페인을 관리한다.

 인디고고를 통해서 판매하는 경우 통상 판매 대금을 먼저 받고 제품은 몇 달 뒤에 소비자들에게 인도하기 때문에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인디고고를 통해서 가장 많은 돈을 모금한 사례는 플로 하이브(flow hive)라는 신개념 벌통을 판매해 1250만달러(약 148억9000만원)를 모금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인디고고를 통해서 전기 자전거 100대를 판매한 '볼트 모터바이크(Bolt Motorbike)'의 창업자 조시 라스문센은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회사를 창업했지만 개발 과정이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자금이 거의 바닥날 무렵에 인디고고를 통해서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면서 "인디고고가 아니었다면 우리의 아이디어가 그대로 묻혔거나 대기업에 팔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양산 계획을 접기도 한다.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고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가 실패했을 때보다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동 창업자인 대니 린젤만은 "인디고고 덕분에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제품인지 아닌지를 몇 달 만에 알 수 있게 됐다"면서 "그 전에는 몇 년씩 걸렸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필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인디고고에 시제품을 올려놓고 테스트를 한다. 연 매출액이 34억달러(약 4조원)에 이르는 반도체 제조 회사인 마벨 테크놀로지 그룹(Marbell Technology Group)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작동되는 제품 키트의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인디고고를 이용했다.

◆경영대학원 동기 3명이 창업
인디고고는 UC버클리 경영대학원 동기 3명이 공동 창업한 회사이다.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린젤만은 소매상을 운영하는 부모님이 자금 조달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성장했다. 금융회사의 까다로운 대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외부 자금을 수혈받을 수 없었고 회사의 성장이 더뎠다.

 이런 모습을 본 린젤만은 대학 졸업 후 뉴욕에 있는 투자은행인 JP모건에 취업해 금융계에 입문했다. JP모건에서 일하면서 자금 조달을 못 받는 게 비단 본인 부모님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회사를 창업하기 위해서는 더 공부해야겠다는 판단에 따라 JP모건을 퇴사하고 UC버클리 경영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는 경영대학원에 만난 친구 2명과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린젤만은 "자금 조달 시스템에 혁명을 가져오고(to revolutionize funding) 민주화하기 위해서(to democratize funding) 인디고고를 창업했다"고 말했다.
후원=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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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샌프란시스코·밴쿠버=황진영 차장 young@asiae.co.kr
밀라노·베르가모(이탈리아)=임철영 기자
예루살렘·텔아비브·싱가포르=권해영 기자
런던·케임브리지=최서연 기자
(이상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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