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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피'가 싫어서…해외로 가는 개미들

최종수정 2016.05.24 11:15 기사입력 2016.05.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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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해마다 증가세…지난해 해외주식거래대금 19조원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월급 등으로 모은 7000만원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직장인 윤모 씨(43)는 지난달 국내 주식 계좌에서 돈을 모두 빼내 미국과 유럽 증시에 상장돼 있는 주식에 투자했다. 윤 씨는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만 돈을 벌고 개인투자자들은 돈을 벌기가 힘든 구조여서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시장을 떠나 해외로 나가고 있다. 국내 증시가 몇 년째 박스권에서 머물면서 기대만큼의 수익을 올리지 못하자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해외 증시에 상장된 주식 투자에 직접 나서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주가가 급락한 미국 주식을 사들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거래는 ‘매미(펀드매니저 출신 개인투자자)’ 등 전업투자자들의 영역이었지만 최근에는 소액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개미’들로 확산되고 있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금융사의 예탁 계좌를 통해 거래한 해외 주식 거래대금은 지난해 166억7911만 달러(약 19조7679억원)로 전년(100억2710억 달러)보다 66.3% 증가했다. 올해 4월말까지 거래 대금은 52억777만 달러에 이른다.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거래대금은 2012년(55억9299만 달러) 이후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해외 주식거래가 증가하는 가장 큰 요인은 국내 주식 거래가 최근 몇 년 동안 박스권에서 갇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1년 중반 이후 코스피지수는 1800 포인트와 2000포인트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다.
이용훈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팀장은 “국내 증시가 오랫동안 박스권에서 머물러 있는데다 성장성도 기대하기 힘들어 국내 주식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 요인이 가장 크다”면서 “미국 달러가 약세시장이 되면서 금, 원자재 시장은 강세로 전환되자,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원자재 ETF에 투자하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의 영향력이 커 개인투자자들만 손해를 본다는 피해의식도 해외로 가는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좀 오를만하면 기관과 외국인이 공매도 폭탄을 투하해 정이 떨어졌다”면서 국내 증시를 떠난다는 내용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일반 상품에 대한 해외 ‘직구(직접구매)’가 늘어나면서 주식 직구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것도 개미들이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서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개미투자자들은 코스피를 ‘박스피(박스+코스피)’로 만드는 장본인으로 외국인을 지목하지만 외국인 역시 국내 주식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팔아치우고 있다. 지난해 6월~올해 3월 국내 주식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은 14조8000억원이 순유출됐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홍콩, 미국, 유럽 증시에 상장된 주식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올해 거래량 상위 10개 해외주식을 보면 유럽 5개, 미국 4개, 홍콩 1개이다.

올해 들어 거래량이 가장 많은 해외주식은 홍콩증시에 상장된 ‘차이나 AMC CSI 300 인덱스 ETF’로 22일까지 거래량은 5547억원에 이른다. 거래량 2위는 유럽 증시에 상장된 ‘다임러 크라이슬러’로 거래액수는 2641억원, 3위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VS 인버스 3배 원유 ETF’로 2618억원이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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