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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新 소비시장을 가다]요우커 '바쿠가이' 도쿄 쇼핑가 휩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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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내면세점, 요우커가 몰고 온 변화의 바람

롯데면세점·재팬 듀티프리
현지인 드물고 온통 중국인

요우커 1년새 60% 늘어
1인당 쇼핑액 5.4만엔 전망
지문인증 시스템 등 쇼핑편의 확대

롯데면세점 긴자점 외관 전경

롯데면세점 긴자점 외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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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코코니 하잇테모 이이데스카(여기 들어가도 되나요?)"
일본 도쿄 유명 번화가인 긴자 시내에 지난 3월 말 문을 연 롯데면세점 긴자점. 복합 쇼핑몰인 도큐프라자 8~9층에 위치한 이 매장에 들어서는 현지 일본인들의 첫 질문은 하나 같았다. 누가 이용하는 쇼핑몰인지, 어떻게 이용하는 것인지 아는 현지인은 드물었다. 반면 공항에서 쇼핑 물품을 인수하는 것이 익숙한 중국인들은 자연스레 매장을 돌며 제품을 고르고, 계산을 하고, 빈 손으로 돌아섰다.

한국 면세 시장을 '총성없는 전쟁터'로 만든 중국인관광객(요우커)들이 일본 현지의 쇼핑몰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 편의점이나 전문점 등에서 바로 세금을 뺀 값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사후면세점이 득세하던 현지에 최근 잇달아 대형 시내면세점이 오픈한 것.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가 운영하는 미쓰코시백화점이 올해 초 건물 8층에 전문 시내면세점 '재팬 듀티프리 긴자'를 3300㎡ 규모로 선보인 데 이어 3월에는 국내 1위 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이 도큐프라자에 4419㎡ 크기로 둥지를 틀었다. 우리나라 명동과 마찬가지로 이 곳의 최대 고객은 현지인이 아닌 요우커가 된 지 오래다. 매출 비중으로 치자면 80% 안팎이다. 사실상 '요우커 전용'인 셈이다.
롯데면세점 긴자점 9층 화장품 매장

롯데면세점 긴자점 9층 화장품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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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안 통해도 중국어는 OK…긴자 휩쓰는 '바쿠가이'= 일본에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작은 상점이나 식당은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번화가, 긴자도 다르지 않다. 그러나 중국어는 통한다. 요우커들의 '바쿠가이(爆買い·싹쓸이 쇼핑)'를 상대할 직원은 어디에나 상주해 있기 때문이다.

긴자 쇼핑거리의 터줏대감인 미쓰코시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이 백화점에서 5000엔(약 5만4000원) 이상 쇼핑을 하면, 지하 텍스리펀드 창구에서 여권을 제시하고 바로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창구에는 6명의 직원이 고객을 맞고 있었는데, 이들 모두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했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은 일부에 불과했다.
실제 입국자 수를 보면 요우커들의 입지는 더욱 확실해진다. 올해 1~3월 방일 요우커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9.4% 급증한 147만2100명을 기록했다. 전체 방일 관광객의 26% 수준이다. 일본 관광청은 방일 중국인 숫자가 올해 460만명을 찍고 2018년과 2020년 각각 580만명, 810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명의 관광객이 쇼핑에 지출하는 규모도 커지고 있다. 그 숫자는 방일 요우커 비중의 급증과 흐름을 같이한다. 2012년 1인당 4만3000엔 수준이던 1인당 쇼핑 지출액은 올해 5만4000엔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2100억엔 그치던 일본 시내면세점 시장은 2025년 4400엔으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新 소비시장을 가다]요우커 '바쿠가이' 도쿄 쇼핑가 휩쓴다 원본보기 아이콘

◆최신 시스템으로 외국인 지갑여는 日…인식전환은 '아직' = 일본은 정부 주도로 보다 적극적으로 외국인들의 지갑을 여는 데 나서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올 여름부터 외국인 관광객이 지문 인증만으로 쇼핑이나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실시한다.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까지는 실용화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공항에서 지문과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하면 시내 일반 소매점, 면세점에 놓인 전용 단말기에서 2개 손가락 지문을 인증하는 것으로 모든 확인 절차를 대신할 수 있게 된다. 숙박업소에서도 마찬가지다.

쇼핑 및 숙박업소의 이용 정보는 익명의 빅데이터로 가공된다. 정부 주도의 협의체가 이를 관리, 여행자의 이동과 소비동향을 분석하고 관광 정책 수립자료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지난 1월 도쿄 긴자 미쓰코시 백화점 8층에 오픈한 '재팬 듀티프리 긴자'. 백화점급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나 눈에 띄지만, 오픈 초기라 다소 한산하다.

지난 1월 도쿄 긴자 미쓰코시 백화점 8층에 오픈한 '재팬 듀티프리 긴자'. 백화점급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나 눈에 띄지만, 오픈 초기라 다소 한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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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막상 현지에서 영업을 하는 기업들은 더딘 인식전환에 애를 먹고 있다. 현지 이용객들이 시내면세점을 어색하게 여기는 문제 뿐 아니라 인근 상가, 여행업체들과의 협업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생각보다 조기 안착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성철 롯데면세점재팬 영업팀장은 "이 곳의 상인들은 면세점 쿠폰만 비치하려고 해도 계약서를 쓰자고 서류를 요구한다"면서 "서류를 작성해서 전달하면 검토에만 수개월이 걸려 사업 초기의 빠른 마케팅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아울러 여행업체들은 라옥스 등 기존 사후면세점과의 관계를 의식해 다른 업체와의 신규 계약에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면서 "현지 10개 이상의 업체에 송객계약서를 송부했지만, 상당수가 검토를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면세점은 지속적으로 시내면세점 이용방법을 안내하고, 공항이나 철도등을 통해 브랜드 마케팅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도쿄(일본)=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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