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의 공동여론조사는 충격적이다. 등록 유권자인 적극 투표층을 상대로 한 지지율 조사에서 트럼프는 46%를 기록, 44%에 그친 클린턴 전 장관보다 앞섰다.
'트럼프를 반드시 낙마시켜야 한다'고 공언해 왔던 WP조차 이를 두고 "양측의 지지율이 사실상 같아졌다"고 인정할 정도다.
이 같은 추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5~19일 사이 등록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각각 46%와 43%를 기록했다. ±3%의 오차 범위를 감안하면 사실상 동률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4월까지만 해도 트럼프에게 11%포인트의 차이로 앞서 있었다. WSJ의 양자대결 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도 처음이다.
더구나 민주당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추격을 뿌리치지 못하고 발목이 잡혀있는 것이 뼈아프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트럼프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는 반면 클린턴 전 장관은 좀처럼 샌더스 의원의 지지층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WSJ 여론조사에서도 이점은 확연히 드러난다. 공화당 유권자 중에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은 86%를 기록했다. 공화당의 유일한 대선후보로 입지를 굳힌 효과가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샌더스의 지지율은 여전히 공고하다. 샌더스는 트럼프와의 양자대결에서 45%대 39%로 압도적인 우세다. 대선 후보 이미지 조사에서도 샌더스는 +7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29)는 물론 클린턴(-20)의 부정적 이미지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다.
위기에 몰린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에 대해 전방위 공세를 강화하면서 '반 트럼프' 세력 결집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근 트럼프의 자질론과 세금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샌더스 의원으로 이미 넘어가 있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지 않고는 지지율 반등은 좀처럼 쉽지 않을 전망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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