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억 짜리인데" 공중 회전 후 바닥에 떨어진 바이올린…아찔한 공연장 사고
18세기 조반니 과다니니가 제작한 바이올린
앞판·옆판 일부 벌어졌지만 큰 파손 없어
지휘자 "평생 잊지 못할 무대" 사과 전해
핀란드에서 바이올린 독주자가 공연 도중 수십억 원 상당의 바이올린을 무대 바닥에 떨어뜨려 공연이 잠시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지휘자가 휘두른 팔과 지휘봉이 악기에 부딪히면서 발생한 사고였다.
23일 핀란드 매체 Yle 등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6일 핀란드 라흐티 시벨리우스 홀에서 열린 공연 중에 발생했다. 당시 독주자 엘리나 배헬라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주곡 피날레를 연주하고 있었다. 지휘는 영국 출신 매튜 홀스가 맡았다.
사고 당시 연주한 바이올린은 18세기 이탈리아 제작자 조반니 바티스타 과다니니가 만든 악기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가치는 100만~300만유로, 우리 돈으로 약 17억~52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Yle
연주가 절정에 이른 순간, 홀스가 크게 휘두른 지휘봉과 팔이 배헬라가 들고 있던 바이올린에 닿았다. 바이올린은 배헬라의 손에서 빠져나가 공중으로 튀어 올랐고, 여러 차례 회전한 뒤 무대 바닥으로 떨어졌다. 배헬라는 놀라 얼굴을 감싸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홀스도 순간 멈칫했지만, 곧 오케스트라에 신호를 보내 연주를 중단시켰다. 공연은 약 2분간 멈췄고, 배헬라는 악기를 들어 상태를 살핀 뒤 다시 무대로 돌아와 연주를 마쳤다.
지휘봉에 맞은 바이올린, 무대 위로 튀어 올라
사고 당시 연주한 바이올린은 18세기 이탈리아 제작자 조반니 바티스타 과다니니가 만든 악기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가치는 100만~300만유로, 우리 돈으로 약 17억~52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행히 악기는 크게 파손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충격으로 앞판과 옆판 일부가 살짝 벌어졌지만, 금이 가거나 목 부분이 부러지는 치명적 손상은 피했다. 배헬라가 바이올린이 바닥에 닿기 직전 발을 내밀어 충격을 일부 흡수한 덕분이었다.
연주가 절정에 이른 순간, 홀스가 크게 휘두른 지휘봉과 팔이 배헬라가 들고 있던 바이올린에 닿았다. 바이올린은 배헬라의 손에서 빠져나가 공중으로 튀어 올랐고, 여러 차례 회전한 뒤 무대 바닥으로 떨어졌다. Yle
원본보기 아이콘배헬라는 "연주를 마치고 바이올린을 잡고 있던 손의 힘이 약간 풀린 상태였다"며 "그때 지휘자가 바이올린을 치면서 악기가 손에서 미끄러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믿기지 않는 반사 신경으로 발을 내밀어 악기가 바닥에 바로 떨어지는 것을 막았다"며 "겉보기에는 온전해 보였지만 소리가 미세하게 달라진 것을 느꼈다"고 했다.
바이올린 제작자이자 수리 전문가인 현지 관계자는 Yle에 "이런 사고에서는 악기에 금이 가거나 목 부분이 부러질 수 있다"며 "이번 경우는 접합부가 벌어진 정도라 결과가 이만한 것이 다행"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Yle는 수리 뒤 악기 가치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홀스는 이후 배헬라에게 사과했다. 그는 "바이올린 협주곡을 여러 차례 지휘해왔지만, 이번 무대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사고 전후로 뛰어난 연주를 보여준 배헬라에게 깊은 존경을 느낀다"고 밝혔다.
고가 현악기, 보존 상태와 제작자 따라 가격 크게 달라져
고가 현악기는 제작자, 보존 상태, 소유 이력, 음색, 희소성 등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 특히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 과다니니 등 이탈리아 명장들이 만든 17~18세기 악기는 국제 시장에서 수백만~수천만달러에 거래된다. 공개 경매 기준으로 대표적인 최고가 바이올린은 1721년 제작된 '레이디 블런트' 스트라디바리우스다. 이 악기는 2011년 1590만달러에 낙찰돼 오랫동안 바이올린 경매 최고가 기록으로 거론돼 왔다. 2025년에는 1714년 제작된 '요아힘-마'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뉴욕 경매에서 1130만달러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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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가장 비싼 바이올린'은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공개 경매가가 아닌 추정가나 비공개 거래까지 포함하면 2000만달러 안팎 또는 그 이상으로 평가되는 악기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 옥스퍼드 애슈몰린 박물관이 소장한 1716년 제작 '메시아'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시장 추정가가 매우 높은 악기로 자주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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