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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 39만명 "후회하지 않으며 살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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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학교 밖 청소년의 10%만 청소년 지원 시설 연계…학교와 부처 간 정부 공유 필요성 대두

▲박무성 군이 영등포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하고 있다.

▲박무성 군이 영등포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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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대학을 안 갈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대학에 가고 싶어졌어요. 학교 다닐 때는 오히려 대학교 가야겠다 이런 생각이 전혀 없었거든요. 그런데 마지막으로 나온 학교가 어디냐고 했을 때 검정고시 졸업이라는 말을 못 하겠는거에요. 저 말고도 다른 친구들도 다 하는 생각을 제가 대표해서 말하는 건데 자퇴했다고 하면 시선이 좋지는 않아요. 근데 또 저희가 그런 편견을 만든 것이기도 하잖아요. 그래도 학교 나온 것 후회는 안 해요."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만난 박무성(경기도 이천·19)군은 뮤지컬이나 연극 배우가 돼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다. 박군은 고등학교 자퇴 후 혼자서 잠만 자거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친구들을 만나는데 시간을 썼지만 이천시청소년자원센터 꿈드림에 다니면서부터 생각이 바뀌었다. 박군은 "대학교 간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는데 센터에서 갈 수 있게 마음을 심어준 것 같다"며 "보여주기식으로 몇 번 하고 말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먼저 연락이 계속 와서 안 나올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학령기 청소년 중 학교를 다니지 않는 학교 밖 청소년은 39만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박군처럼 청소년 관련 센터에서 지원을 받은 경우는 10%에 불과하다. 김숙자 여성가족부 학교 밖 청소년 지원과장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며 "관계 부처가 협력해 지금까지 청소년 센터 등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는데 연계된 청소년은 4만6000여명으로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 과장은 "어디에선가 보호를 필요로 하는 청소년들이 정보를 몰라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센터로 정보가 들어오지 못 하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업중단의 이유는 질병과 해외 출국을 제외하면 가사, 학교 부적응이 가장 많았다.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학교 부적응 청소년이 많았다. 학교를 그만 둔 청소년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직업훈련이나 취업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운혁군이 영등포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에 위치한 바리스타 실습실에서 커피를 추출하고 있다.

▲여운혁군이 영등포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에 위치한 바리스타 실습실에서 커피를 추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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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를 그만 둔 여운혁(영등포구·19)군은 영등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다.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보다 조금 더 전문적인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었다. 여군은 "바리스타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 흥미를 갖고 있던 부분이었는데 지원센터에서 커피 관련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해서 지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계획은 없지만 하고 싶은 걸 더 많이 찾아서 즐기고 계획을 세워 좀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싶다"고 했다.
영등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상담과 교육, 자립 및 여가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 밖 청소년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곳에 보컬트레이닝 스튜디오에선 가수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참여해 직접 노래를 하고 이를 녹음하고 서로 함께 보기도 한다.

청소년지원센터와 연계한 지원을 받은 후 대학에 들어간 학교 밖 청소년도 있다. 김준석(가명·경기도 이천·18)군은 이천시청소년들이 함께 만든 지도 애플리케이션 제작에 참여하면서 이를 계기로 대학에 들어 갔다. 센터와 지역 대학이 연계하는 앱 제작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군은 일반 수시 모집에 합격했다. 김군은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대학생 멘토링 형도 있고 연구도 하면서 많이 달라졌다"며 "센터에서 후속으로 앱 제작을 한다고 하면 저도 멘토링을 해줬던 형처럼 멘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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