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 '급증'…약물·수술·식이요법으로

조기 발견 어렵고 복합적 요인으로 발생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염증성 장질환이 5년 사이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4년 통계를 보면 염증성 장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총 5만496명으로 2010년과 비교했을 때 약 25% 늘어났다.

염증성 장질환은 전 세계 약 500만 명의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 만성 소화기 질환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장 점막의 염증에 의한 갑작스런 복통, 설사, 혈변 등 때문에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은 공공장소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염증성 장질환은 서양인에게 가장 흔한 병이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대한장연구학회 섭외홍보위원장)는 "가장 대표적 이유는 환경적 요인으로 서구화된 식습관과 지나친 인스턴트 음식 섭취, 흡연, 과음 때문"이라며 "염증성 장질환은 소화기관에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두 질환의 증상과 경과, 치료방법은 비슷하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 국한돼 발생하는 반면 크론병은 소화기관 전체에 어디든 생긴다. 아직 질환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복합적 요인에 의한 발생으로 보고 있다. 한 번 걸리면 잘 낫지 않고 만성화되기 때문에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분류한다.

조기 발견도 어렵다. 이 질환은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외에도 탈수, 빈혈, 열, 식욕 감퇴 등 매우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상당히 진행되고 나서야 대장내시경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혈액검사 등으로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차재명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보다는 증상의 조절과 합병증 예방을 목적으로 치료 한다"며 "치료에는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이 쓰이는데 식이요법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9일은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이다. 차 교수는 "대중들에게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과 교육을 통해 환자들이 활동적이고 성취감 있는 삶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올해는 10월8일 '장(腸)의 날' 캠페인(건국대 새천년관)을 통해 염증성 장질환 환자와 의사, 국민이 함께 소통하고 이해하며 배려하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동경희대병원은 환자들의 가장 큰 어려움이 공공화장실 사용이란 점에 공감해 올해 환자들이 많이 찾는 장소 중 하나인 소화기센터 근처 화장실에 '염증성 장질환 환자 배려 화장실'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