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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총수일가 사익편취' 첫 제재…친족회사 부당지원

최종수정 2016.05.15 13:11 기사입력 2016.05.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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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에스티 담당자가 현대증권 측에 전달한 문구.(자료 제공 : 공정위)

에이치에스티 담당자가 현대증권 측에 전달한 문구.(자료 제공 : 공정위)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기업집단 현대 소속 현대증권과 현대로지스틱스가 총수 친족 회사인 쓰리비와 에이치에스티에 부당지원한 행위 등에 대해 시정 명령하고 과징금 총 12억85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부당지원 규모가 큰 현대로지스틱스는 검찰고발키로 결정했다.

쓰리비의 경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조카와 제부의 지분율이 100%에 이른다. 에이치에스티는 현 회장 동생과 제부가 주식의 90%를 보유한 회사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2월 본격 시행된 개정법을 적용해 총수일가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행위 등을 제재한 첫 사례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 2012년 5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쓰리비로부터 택배운송장을 높은 단가(12~45%)로 구매, 쓰리비 측에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기존 거래처와의 계약기간이 1년 정도 남은 시점에 기존 거래처와 계약을 중도해지고 쓰리비와 3년간 택배운송장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지원성 거래의 규모는 15억 5300만원이었다. 더군다나 쓰리비는 이전에 택배운송장 사업을 한 경험조차 없었다.

쓰리비의 마진율(27.6%)은 다른 구매대행업체 마진율(0~14.3%) 보다 상당히 높았다. 부침이 심한 업계에서 쓰리비는 일감을 몰아받고 별다른 사업 리스크 없이 승승장구했다. 쓰리비의 관련시장 점유율은 2012년 11.0%에서 2013년 12.1%, 2014년 12.4%로 꾸준히 늘었다.
현대증권은 작년 2월에서 올해 3월 중 제록스와 직거래할 수 있음에도 에이치에스티를 거래단계에 끼워넣어 실질적 역할 없이 상당한 마진을 확보하게 했다.

2012년 현대증권 지점용 복합기 임대차거래 시 에이치에스티는 현대증권에 제록스와의 거래단계에 자신을 끼워달라고 요청했다. 현대증권은 이를 수용해 에이치에스티와 계약했다.

에이치에스티는 현대증권과의 거래에서 10.0%의 마진율을 확보했다. 공정위가 추산한 지원성 거래 규모 8억5000만원이다. 결과적으로 현대증권은 해당 거래로 마진율 10.0% 만큼의 손실을 입은 것이다.
과징금 부과 내역(자료 제공 : 공정위)

과징금 부과 내역(자료 제공 : 공정위)


공정위는 부당행위를 한 지원 주체(현대로지스틱스, 현대증권)와 부당이익을 취한 객체(쓰리비, 에이치에스티) 모두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은 부당지원 규모가 큰 현대로지스틱스에 가장 많이(11억2200만원) 부과됐다. 추가로 공정위는 현대로지스틱스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정창욱 공정위 서비스업감시과장은 "그간 사각지대에 있던 총수일가의 부당한 부의 이전(터널링)을 처음 제재함으로써 향후 대기업집단 계열사들의 부당한 내부거래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대기업집단의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지원 행위뿐 아니라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위에 대해서도 감시를 더욱 강화해 나가고 위법행위 적발 시 엄중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로지스틱스와 쓰리비가 불공정 행위를 시정함으로써 중소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택배운송장 시장에 공정한 경쟁의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공정위는 전망하고 있다. 앞서 쓰리비는 참여자가 모두 중소기업인 시장에서 대기업집단 계열사의 부당지원을 받아 다른 업체들의 사업 기회를 축소시켜왔기 때문이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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