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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진용 갖춘 한은 금통위, 금리 실탄 아낀 까닭은?‥"조선·해운 구조조정 지켜보자"

최종수정 2016.05.13 13:06 기사입력 2016.05.1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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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정현진 기자] 13일 오전 8시56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 15층. 고승범ㆍ신인석 신임 금통위원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회의실에 등장했다. 많은 취재진의 모습에 회의장을 두리번 거리거나 두 손을 책상 위에 다소곳하게 모으는 등 긴장감을 드러냈다. 곧 이어 8시58분쯤 이일형ㆍ조동철 신임 금통위원도 장병화 부총재와 함준호 금통위원과 함께 회의장에 들어섰다. 장 부총재는 미소 띤 얼굴로 조동철 위원과 대화를 나누며 회의장을 감싼 긴장감을 풀려고 했다. 4명의 금통위원들이 새로 합류하면서 기존 금통위 회의석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 의장석에서 가장 멀었던 장 부총재와 함 위원이 의장석 바로 앞으로 이동했고 신임위원 4명의 자리는 그 뒤로 배치됐다.
금통위 개최 1분전. 이주열 총재는 밝은 표정으로 의장석에 앉으며 "신임 위원들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네요"라고 금통위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이 총재는 다소 마르고 피곤해보였다. 최근 기업 구조조정 관련 사안으로 모든 관심이 한국은행에 쏠려 있고 정부와의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고심이 많은 듯 보였다.
1시간여의 토론 후 이들의 첫 선택지는 동결로 모아졌다. 금통위 진용에 변화가 없었던 지난달 회의와 표면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실제 동결 결정이 나오기까지는 순탄하지 않았다. 수출 부진 등으로 경기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최근 환율의 변동성까지 커지면서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때마침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 확충과 관련해 한은의 '역할론'이 뜨거운 논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금통위원들은 1시간여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현 국내외 경제상황과 함께 구조조정 참여 방안에 대해 깊은 토론을 펼쳤다. 이날 동결 결정 후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예견된 첫 회의 결과‥구조조정 방안 확정 기다리겠다=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 대부분은 새 진용을 갖춘 한은이 이번 달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봤다.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기조,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한국판 양적완화 가능성 등이 금리인하 기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신임 금통위원들이 첫 회의부터 갑작스럽게 변화를 주진 않을 것이란 논리에서였다.

특히 급물살을 타고 있는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 이슈도 동결 결정에 힘을 실었다. 국책은행 자본 확충 방안에 정부와 함께 참여해 필요할 역할을 다하겠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물론 한은은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하는데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내심 자본확충펀드 같은 대출방식을 선호하고 있지만 출자, 민간자본 유치 등 다양한 방안도 선택지에 올려놓고 정부와 이견을 조율하고 있다. 이 총재도 지난 4일 "손실 최소화 원칙에서 보면 아무래도 출자보다 대출이 부합한다"며 "다만 출자 방식을 100% 배제하는 것은 아니고 타당성이 있으면 그것도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부실 규모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자본지원을 하되 관련 기업과 금융기관의 철저한 자구노력과 함께 '중앙은행의 손실 최소화'라는 원칙 아래 정공법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대표는 "정부가 현물출자 등의 방식을 통해 자본을 확충해 주고 한은은 채권을 사는 방식을 통해 유동성을 지원해주는 정공법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수경기 회복 조짐도 동결 결정에 힘실어=

내수지표가 최근 꿈틀거리고 있다는 점도 금리 실탄을 아끼게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때마침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5월호를 통해 민간소비 등 내수가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연장한데 이어 5월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내수가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소비심리에도 호전 기미가 감지된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2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함께 여전히 늘고 있는 가계부채와 미국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었다.

◆기준금리 동결했지만 여전한 인하 기대감= 이날 기준금리가 동결됐다고 인하 기대감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시장금리는 최근 연일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이슈 등이 어느정도 방향이 결정되고 국회가 개원하고 나면 6월 쯤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거라 본다"며 "6월 추가 인하 이후에는 올해 동결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구조조정에 따른 정부와 한은의 정책 공조가 이뤄지게 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압력이 계속된다면 늦어도 3분기 정도에는 인하를 한 차례 정도 단행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예측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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