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감원장 "'파괴적 혁신' 필요…혁신 가로막는 규제 뿌리 뽑을 것"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사진제공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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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김민영 기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12일 "금융회사의 경쟁사는 더 이상 다른 금융사가 아니라 정보기술(IT) 기업"라며 "IT와 금융의 융합 전략을 준비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진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국가미래연구원 주최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금융규제 개혁 방안' 세미나에서 로이드 블랭크파인 골드만삭스 회장이 지난해 '우리는 IT기업'이라고 선언한 것을 인용하면서 국내 금융사들을 향해 이같이 경고했다. 아울러 "과거 계좌를 기반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앞으로는 IT기업이 중심이 돼 모든 서비스가 복합적으로 연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금감원장은 "조선·석유화학 등 산업이 정체되고 있다"며 "파괴적 혁신을 통해 미래 산업을 발견하고 신성장 동력을 창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소프트파워를 키울 수 있도록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없애야 한다"며 "끝까지 찾아내 뿌리 뽑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금융업계를 향해서는 "핀테크(fin-tech) 혁명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며 "비대면·인터넷·온라인 등에 적합하지 않은 오프라인식 규제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보험·은행·증권 등 금융업계 각 분야 관계자가 참석해 규제개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최성환 한화생명보험연구소장은 "'IT강국 코리아'를 외치지만, 국내 핀테크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며 "핀테크 분야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보험사는 물론 국내 금융권 전체로도 사례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스위스 은행 UBS가 분석한 '4차 산업혁명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국가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25위에 그쳤다. 글로벌 핀테크 100대 기업을 분석한 보고서에도 국내 기업은 단 하나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소장은 "금융시장 성장을 저해하는 잔존 규제를 제거해야 한다"며 "국가 간 보험시장 진입장벽 차이를 축소하려는 노력과 함께 해외진출과 관련된 추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은행업계 발표자로 나선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분석실장은 '빅데이터 분석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실장은 "빅데이터 분석은 내·외부의 비정형적 데이터까지 포함한 통합적인 분석 수준까지 발전할 필요가 있다"며 "데이터의 양과 질에 대한 중장기적 축적 및 연계활용 계획, 전문인력 및 기술에 대한 투자와 경험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원장은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서는 '혁신 친화형' 규제체계가 필요하다"며 "기존 톱다운(Top-down) 방식이 아닌 성공사례 중심(Pilot approach)가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를 수행할 전담조직과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며 관련해 핀테크 기업들에 대한 세제 혜택과 정부의 직접투자 등을 언급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이 '금융 불평등 규제 개선'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연구위원은 "보험의 특수성을 거둬들일 때가 됐다"며 "보험상품에만 관행적으로 제공돼 온 '위험보장·저축·비과세·장기수수로 조기수령' 등을 장기저축과 투자의 범주에서 다른 금융분야에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주식양도차익과세의 조건부 도입 등을 추가로 요청했다.


유재수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은 이날 각 금융분야 발표가 끝난 뒤 "보험사 자율성 및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금융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2분기 중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도입하고 오는 하반기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4분기 본인 명의 계좌 일괄조회·잔고이전 등을 일괄 제공하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 등을 오픈할 예정"이라며 "소규모 전자금융업자에 대해 등록자본금을 기존 5~10억원에서 3억원으로 인하하는 등 핀테크 산업의 진입규제도 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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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기획조정관은 다만 저축성 보험 비과 축소(폐지), 주식양도차익과제 조건부 도입 등에 대해서는 "타 업권과의 이견 등 현실적 여건과 과세제도 개편을 함께 수반하므로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한편 진웅섭 금감원장은 이날 세미나장을 나서는 길에 기자와 만나 앞서 현대중공업이 주채권은행(KEB하나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한 것과 관련, "아직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며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에서 일단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 이경섭 NH농협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등 3명의 은행장들과 기업 구조조정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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