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LNG 화물창 시스템 독자개발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한국 조선업계의 숙원사업이었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화물창 시스템을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독자적인 LNG 화물창 시스템인 'DCS16'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기술 개발로 대우조선해양은 해외에 지불하던 척당 120억원 상당의 로열티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주 경쟁에서도 경쟁사보다 한발 앞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선주 입장에서도 발주 시 기존 시스템과 DCS16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크게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국내 조선소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LNG선을 건조했다. 하지만 핵심 기술인 화물창 시스템 기술이 없는 탓에 해외업체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사용해 왔다.

DCS16은 이미 국내·외 선급들로부터 제약조건 없는 설계 승인을 받았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최신 IGC 규정을 충족하는 등 안정성도 확보했다. 미국에선 LNG 수출시 핵심 요건인 미국 해양경비대(USCG) 승인과 관련해 최종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DCS16은 이미 선주사 등 시장의 관심도 받고 있다. 영국 BG를 합병한 세계 최대 규모 에너지 기업 쉘은 LNG 프로젝트에 DCS16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공식 승인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DCS16이 시장에 안착할 경우 해외업체에 지급하던 로열티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 기술 판매 등을 통한 인증료 수익도 추가로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DCS16 개발을 계기로 LNG 화물창 시스템 관련 사업 분야도 확장하고 있다. DCS16을 채택하는 선주와 용선사에 대해 기존 시스템보다 강화된 품질보증과 보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기존 시스템의 수리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자회사 디섹을 통해 수리와 점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해외 주요 수리조선소와 제휴해 서비스망을 확대하고 긴급 수리 서비스 팀을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주요 선급과 LNG 관련 기업들과 협력해 DCS16에 대한 품질보증과 점검, 자재 승인을 담당할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절차도 진행한다. 엄항섭 대우조선해양 중앙연구원장(전무)는 "국내 중소 조선소와 기자재 업체, 연구기관으로 기술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 산학연 전체의 상생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