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 자료 '파나마 페이퍼'를 언급하던 중 "조세회피가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라며 철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역외탈세'에도 날카로운 칼날을 댔다. 그는 "역외탈세는 미 조세 시스템의 가장 은밀한 구멍 중 하나"라고 규정하면서 "문제는 이런 거래의 상당 부분이 합법적이라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조세 구멍을 막는 좋은 방법은 법인세 개혁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역외 탈세는 미국의 높은 법인세율(약 35%)을 피하고자, 본사를 세율이 낮은 외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 내 법인을 합병하는 행태를 말한다.
미국의 이번 조치에 영향을 받는 다국적 기업들이나 헤지펀드들은 공분을 터뜨리고 있다. 당장 미국 제약사 화이저와 아일랜드 앨러간의 합병 계약은 이번 조치로 인해 수포로 돌아갔다. 앨러간 주가가 폭락하면서 폴슨앤코, 써드포인트, 바이킹글로벌,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유명 헤지펀드들도 큰 타격을 입었다.
낸시 맥러넌 국제 투자기구(OFII) 대표는 "미국 정부는 지금 수술용 메스로 막을 것을 정글 벌목용 칼을 휘둘러 잡으려고 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 미국서 사업을 해 온 외국계 기업들도 모두 처벌 대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렉스 스핏처 네슬레 세금 담당 이사는 "비용 증가를 가져와 투자를 더 어렵게 하는 조치"라며 "고용과 투자에 과격하고 냉담한 결과를 가져다 올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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