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 등 자신감 키우려 공부…여자보다 남자들이 더 많아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문제원 수습기자] 사투리 교정을 위해 학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투리 교정을 위한 '말하기(스피치)' 수업을 듣는 이들은 취업준비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하다. 북한 사투리를 쓰는 북한이탈주민들도 예외가 아니다. 사투리를 쓰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불안한 심리 때문이다.
탈북민들도 표준어 배우기에 한창이다. 3년째 새터민에게 표준어를 가르쳐 온 이원석 이원석쇼호스트아카데미 원장은 "특히 면접을 볼 때 연변에서 왔는지, 북에서 왔는지 물어보더니 그때부터 대하는 게 달라졌다고 말한 새터민들이 많았다"며 "표준어 수업과 관련해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새터민 표준어 수업을 들으면 북한 사투리 억양을 수정하고 자주 쓰는 외래어 등을 학습할 수 있다. 탈북민의 경우 여성이 더 많이 학원을 찾는다. 북한 사투리 교정 수업을 하고 있는 한 말하기 학원 부원장은 "20대 이상 다양한 연령층의 북한 여성이 학원을 찾는다"며 "한국에서 일할 때 언어적 부분에서 핸디캡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부분 남들과는 다른 말투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갖는다. 특히 면접에서 사투리를 쓰면 감점을 받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대구에서 서울로 와 취업을 준비하는 김모(27)씨는 "면접장에서나 공개된 장소에서 얘기 할 때 점점 눈치가 보인다"며 "택시를 탈 때 사투리를 쓰면 먼 길로 돌아갈 것 같아 급해도 지하철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투리를 고쳐야 하는 대상이 아닌 생활어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백두현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사투리를 쓰면 혹시 불이익을 받진 않을까 하는 생각과 지방 출신임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자의식이 겹쳐 고치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대외적으로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표준어를 구사하는 게 맞지만 사투리도 생활어의 하나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면접 때 사투리를 쓰면 감점이 된다는 소문으로 막연한 불안감이 생기고 있다"며 "모든 사람들이 표준어를 써야 한다고 강압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문제원 수습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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