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회생브로커들 “공소사실 모두 인정”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기하영 수습기자] 개인회생·파산 사건을 불법 수임해 수십억원을 벌어들인 혐의로 법정에 선 브로커들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나상용 부장판사는 31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개인회생 전문사무장 이모(52)씨 등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2012년 2월부터 작년 말까지 개인회생 및 파산 사건 2020건을 다루면서 수임료 명목 31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로 이달 14일 이씨를 구속 기소하고 함께 일한 사무장 브로커 5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변호사가 아닌 일명 ‘사무장’ 등 브로커들이 돈을 받고 사건을 다루면 불법이다.
이날 이씨 등 피고인 측은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수하 사무장들과 함께 이른바 ‘개인회생팀’을 꾸리고 변호사 사무실 4곳을 옮겨다니며 대부업체 등과 손잡고 서울·수원·인천·부산 등 전국을 무대로 사건을 취급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광고·상담으로 고객을 모집하고, 여력이 부족한 의뢰인에게는 돈을 빌려 수임료를 내게 했다고 한다.
이씨와 사건을 물어온 브로커가 7대3 정도 비율로 수임료를 나눈 뒤, 이씨가 자신 몫에서 명의를 대준 변호사들에게 이름값을 떼어 주는 분배 구조였다. 변호사들은 이씨에게 매달 300만~600만원을 대가로 명의를 빌려주면서 일부는 세금도 자신이 물겠다고 했다고 한다.
재판부는 아직 증거검토를 마치지 못한 일부 피고인들로부터 의견서를 받은 뒤 다음달 21일 기일을 열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이씨 등 외에도 유사 전문직역에 종사하며 무자격 수임행위로 돈벌이에 나서거나, 이들에게 자격을 대여한 전문직들을 수사해 엄벌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또 사건을 따내기 위해 브로커 등을 고용할 경우 위법 행위자뿐만 아니라 그를 고용한 법무법인·변호사도 함께 형사 처벌하는 ‘양벌규정’ 도입을 추진 중이다.
기하영 수습기자 hyki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