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이슈추적]통신공룡 '카를로스 슬림' 논쟁으로 번진 통신·방송 M&A 전쟁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멕시코처럼 독점 폐해 Vs 국내 현행법상 불가능


KT, "소비자 가격 부담으로 이어진다"
SKT, "인수전으로 시장 경쟁 더 활발"

[이슈추적]통신공룡 '카를로스 슬림' 논쟁으로 번진 통신·방송 M&A 전쟁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카를로스 슬림 엘루(Carlos Slim Heluㆍ76).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부자'이자 '멕시코의 워렌 버핏'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과 관련, 멕시코 최대 통신회사 텔멕스의 회장인 카를로스 슬림이 주목받고 있다.
통신업계 일각에선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성사될 경우 '한국판 카를로스 슬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카를로스 슬림은 부동산 업자였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자금을 바탕으로 1970년대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초기에 건설, 음료, 부동산, 광산 등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이후 자동차 부품, 알루미늄, 항공, 화학, 담배, 케이블, 제지, 타이어, 시멘트, 호텔, 통신, 금융 등으로 사업을 점차 확장했다. 카를로스 슬림은 1980년대 들어 멕시코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자 헐값이 된 기업들을 사들였는데 이는 경기가 회복된 이후 그에게 큰 부를 안겨주었다.

실제로 그는 1984년 보험회사인 세구로스 드 멕시코를 1300만달러에 인수했는데 2007년에는 지분가치가 15억달러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KT, 멕시코 사례로 본 잘못된 M&A는 불허

무엇보다 카를로스 슬림이 현재의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것은 1990년대 멕시코 정부가 실시한 민영화 과정에서 굴지의 통신 기업들을 차례로 인수하면서부터다.

카를로스 슬림이 1990년 인수한 텔멕스(Telmex)는 2012년 기준 멕시코 유선전화 시장점유율 79.6%를 차지하고 있다. 카를로스 슬림이 보유한 이동통신사인 텔셀(Telcel)은 멕시코 시장의 69%를 점유하고 있다. 그는 아메리카모빌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라틴아메리카 통신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카를로스 슬림은 하루에 10억원씩 161년을 쓸 수 있을 정도의 자산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통신시장의 독과점 폐해도 심각해졌다. 멕시코 1인당 GDP는 1만달러 수준인데 비해 초고속인터넷 요금은 110달러로 미국이나 영국보다 2~4배 비싸다. 멕시코의 평균 인터넷 속도는 2~3Mbps로 한국과는 비교도 안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멕시코가 통신 시장 독점에 따라 과도한 통신료, 미미한 설비투자, 낮은 서비스 보급률의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를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똑같은 문제가 한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KT의 한 관계자는 "멕시코 통신시장의 독과점 형태로 소비자 부담이 높아지고 투자가 부족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방송통신 시장에서 공정 경쟁이 훼손되고 소비자 후생이 저하되는 시나리오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추환 영남대 교수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할 경우 5년 이내 SK군(群)의 이동통신 점유율이 60%, 유무선 결합 시장의 점유율은 64.1%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텔레콤, 멕시코 통신 시장 잘못 인식한 KT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가 주장하는 카를로스 슬림 사례는 기본부터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멕시코 통신시장 독과점 문제의 핵심은 공기업 민영화 실패라는 것이다. 멕시코 정부의 잘못된 공기업 민영화 정책으로 공룡 통신사업자가 탄생, 그로 인해 여러 문제점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KT와 LG유플러스가 해외 정부의 잘못된 공기업 민영화 정책을 여론몰이에 이용하고 있다고 SK텔레콤측은 주장했다.

SK텔레콤은 멕시코 정부가 잘못된 공기업 민영화를 바로 잡기 위해 최근 M&A를 통한 구조개편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설명도 했다.

실제 멕시코 2위 사업자인 텔레비사(Televisa)는 2014년부터 2015년에 걸쳐 케이블컴, 텔레케이블 등 지역 케이블방송사들을 잇따라 인수, 멕시코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19%까지 끌어올렸다. 텔멕스를 견제할 2위 사업자로 성장시켰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또 멕시코 3∼4위 통신업체인 루사셀(lusacell) 및 넥스텔(Nextel)의 AT&T 인수합병을 허용, 경쟁을 더욱 유발시키고 있다고 SK텔레콤측은 소개했다.

SK텔레콤측은 멕시코와 달리 한국은 공정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 방송법 등 독과점을 막고 경쟁 제한성을 방지할 다양한 정부 정책과 규제가 존재하고 있다며 KT와 LG유플러스가 인용한 멕시코 사례는 잘못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기간통신 서비스의 요금을 인가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요금이 인상된 사례가 없다"며 "유료방송 요금 역시 정부 승인사항으로 특정 사업자의 일방적인 요금 인상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강조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