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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1위 SKT 달랑 1억원 부담..이통3사 보상안에 '부글부글'

최종수정 2016.03.18 14:33 기사입력 2016.03.1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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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 요금제' 허위ㆍ과장 관련 잠정 동의의결안 발표에 "미비하다" 지적 봇물
정부 "과징금 부과보다 나아" 해명..피해소비자 의견수렴 시작


KT의 LTE 데이터 쿠폰(아시아경제 DB)

KT의 LTE 데이터 쿠폰(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정부와 함께 내놓은 '무제한 요금제' 피해 보상 방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통 3사와 정부는 보상이 "충분하다"고 강조하는 반면 소비자들은 "미비할 뿐더러 적절치도 못하다"며 불만을 나타낸다.

특히 업계 1위인 에스케이텔레콤(SKT)의 실제 부담 액수가 1억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의견수렴 기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자료 제공 : 공정거래위원회)

(자료 제공 : 공정거래위원회)


◆피해 보상안 의견수렴 시작..싸늘한 소비자들=18일 정부와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SKTㆍ케이티(KT)ㆍ엘지유플러스(LGU+)와 마련한 '잠정 동의의결안'에 대해 이날부터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의견수렴에 나섰다.

전날 공개된 잠정 동의의결안에는 'LTE 무제한 요금제'라고 허위ㆍ과장 광고한 이통 3사가 피해를 본 소비자 736만여명에게 LTE 데이터 쿠폰을 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광고 기간 중 해당 요금제 가입자는 2GB, 광고 기간 이후 가입자는 1GB를 받을 수 있다. 이통 3사가 '음성 무제한'으로 광고한 요금제에 가입한 약 2508만명에게는 무료 부가ㆍ영상 통화량이 제공된다. 한도는 광고 기간 중 가입자가 60분, 이후 가입자는 30분이다. 이 밖에 SKT와 KT는 '음성ㆍ문자 무제한'이라고 광고해 놓고 일정 사용 한도가 넘으면 추가로 뗀 금액 전액을 해당 소비자에게 환불키로 했다.

이통 3사와 공정위는 "데이터ㆍ영상통화ㆍ음성ㆍ문자를 모두 합친 보상 규모가 총 2679억원에 달한다"고 홍보했지만 소비자 관련 단체들은 일제히 차가운 반응을 쏟아냈다.
작년 6월18일 공정위에 이통3사의 요금제 문제를 신고했던 참여연대는 "피해 규모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심현덕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데이터 가격 자체가 부풀려진 측면이 큰데, 근본 문제 해결 없이 최대 2GB를 보상한다는 방식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음성ㆍ문자 과금은 환불하면서 왜 부가ㆍ영상통화는 통화량만 제공하는지 또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연맹, 녹색소비자연대 등 다른 단체들도 "휴대전화 이용자 대부분이 고액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어 무료 쿠폰이나 통화량을 나눠준다고 해도 사용률이 높지 않다"며 보상안에 의문을 표했다.

무료 LTE 데이터와 부가ㆍ영상 통화량은 3개월 내에 소진해야 한다. 데이터 보상 쿠폰은 쿠폰 등록 기한도 15일 뿐이다.
이동통신 3사가 정부와 함께 내놓은 '무제한 요금제' 피해 보상안에 대한 네티즌들 반응

이동통신 3사가 정부와 함께 내놓은 '무제한 요금제' 피해 보상안에 대한 네티즌들 반응


◆이통사 지갑서 나가는 돈 달랑 8억원..정부 "최대한 노력한 것"=이번에 이통사들이 직접 돈으로 보상하는 액수는 음성ㆍ문자 과금에 대한 8억원에 불과하다. '2679억원 보상'이라는 수사와 다르게 통신사 입장에선 트래픽 증가 외에 별다른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 중 업계 1위인 SKT는 문자 과금 1억원만 부담하면 된다. 이통사들이 생색내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비난 여론에 대해 장덕진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만약 공정위에서 이통사들에 표시광고법 위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하더라도 액수가 3사 합쳐 최대 80억원에 그쳤을 것"이라며 "이마저도 (과징금 처분에 불복하는) 기업들과의 소송전으로 번지면 공정위가 패소할 위험이 있어 소비자 피해 보상이 더욱 힘들어질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침 기업들이 작년 10월 동의의결을 신청했고, 정부는 이통 3사가 '동의의결 신청을 후회한다'고 푸념할 정도로 최대한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비자들이 보상이 부족하다 느낄 수도 있겠지만 표시광고법 위반 행위에 대한 동의의결 첫 사례라 의미가 크고 기업들의 긍정적인 태도 변화도 눈에 띈다"며 "잠정 동의의결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잘 해서 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나 심현덕 간사는 "미국의 동의의결제는 당국의 시정 명령과 별도로 벌금 등 형사적 제재를 동시에 내릴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 동의의결은 민·형사적 면책을 해주기 때문에 대기업들의 '면죄부'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며 "정부가 동의의결로 책임을 탕감해 주면서 이번처럼 낮은 피해 보상 수준에 동의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관련 단체, 피해 소비자 등은 이날부터 다음 달 26일까지 40일간 잠정 동의의결안에 대한 의견을 공정위에 제출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를 바탕으로 전원회의에서 동의의결을 받아들일지 여부와, 받아들일 경우 최종 피해보상 방안 등을 확정하게 된다.

※동의의결 : 불공정 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는 기업이 스스로 소비자 피해구제 방안을 마련하고, 공정위가 이를 받아들이면 위법 여부를 가리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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