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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 한 달 '급성결핵' 사망…대법 "국가 책임없어"

최종수정 2016.03.17 15:45 기사입력 2016.03.1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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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 X-선' 검사하지 않아 치료 늦어져…하급심 배상책임 인정 뒤집은 대법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중증 질환을 앓던 수형자가 구치소 수감 한 달 만에 '급성결핵'으로 사망을 했더라도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이기택)는 A씨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7913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1992년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진단을 받았고, 2007년부터 루푸스 신장염에 의한 만성신장질환을 앓아 온 신장장애 2급 장애인이다. A씨는 2010년 7월3일 벌금을 납부하지 못해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가 8월9일 좁쌀결핵 및 폐결핵으로 사망했다.

대법원

대법원


전문심리위원은 재판에서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환자는 결핵발병률이 매우 높으므로 그 자체로써 다른 증상을 호소하지 않아도 흉부 X-선과 혈액검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치소에는 흉부-X선 촬영 장비가 있었지만, 의무관은 검사를 시행하지 않았다.

1심과 2심은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1심은 "서울구치소 의무관들로서는 수감 당시 또는 망인이 좌측 무릎의 통증을 호소할 때 흉부 X-선 검사나 혈액검사를 시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망인의 결핵 감염 여부 등을 확인하여 그에 따라 적절한 의료조치를 할 보호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2심도 "조기에 망인의 결핵 감염 여부 등을 확인하여 그에 따라 전문 의료인의 검진 또는 치료를 받게 하거나 전문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직무상 보호의무 내지 주의의무가 있다"고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단이 달랐다. 대법원은 "서울구치소 의무관이나 투석을 담당자에게 기침 등의 증상을 호소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망인에게 좁쌀결핵의 증상인 고열, 체중감소, 식욕부진, 발열 등이 있었다는 기록도 없다"면서 "한쪽 무릎 통증만을 근거로 결핵성 관절염을 의심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든 사정만으로 서울구치소 의무관들에게 망인의 결핵 감염 여부를 의심하여 흉부 X-선 검사 등을 시행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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