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경제성장률이 3%에 가까운 수준이니 그나마 나은 것 아니냐는 말들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 진실도 아니고 원대한 꿈을 너무 쉽게 꾸는 것에 불과합니다.
일본은 1990년 버블이 터진 후 읽어버린 20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1998년부터 전국적인 불황이 심화됐습니다. 그 사이 기간은 도쿄와 오사카 등 일부 대도시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했을 뿐입니다. 통계를 보면 1990년부터 1995년까지 일본 전체 소득이 늘어났고 소비도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1998년부터 2003년에 심각한 불황에 빠졌습니다. 불황충격에 3년 앞선 1995년부터 바로 일본의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의 경우 복지체계가 제대로 안돼 있어 일본과 비교할 수 없는 심각한 노년파산이 예고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각종 통계에서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6년은 마지막 해가 될 것입니다. 뼈를 깎는 구조개혁과 노동유연성 확보 등으로 미래 세대에 디플레이션이라는 짊어질 수 없는 부담을 안겨주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지난 2월 고용동향(통계청)이 발표됐습니다. 전체 실업률은 4.9%로 2010년 4월 이후 최고치였습니다.
하지만 청년(15~29세)실업률이 12.5%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는 소식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미국 청년실업률이 10.8%, 일본 5.0%, 독일 7.1%에 비교하니 우리나라 청년들이 얼마나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상황에 처해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수치보다 더 심각한 통계가 포함돼 있습니다.
2월 취업자는 2541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22만3000명이 늘었습니다. 절대 수치가 낮은 것도 문제지만 늘어난 취업자의 연령별, 성별 구성을 보면 헛웃음이 납니다.
연령별로 보면 한창 일해야 할 30~39세의 취업자는 4만4000명이 감소했습니다. 전 연령대 중 유일합니다.
그런데 60세 이상 취업자가 무려 15만8000명 급증했습니다. 이는 늘어난 전체 취업자(22만3000명)의 70.9%를 차지합니다.
60세 이상 신규 취업자는 대체로 비정규직일 가능성이 높고 받는 연봉도 상식적으로 높지 않을 것입니다.
참고로 1월에는 취업자가 33만9000명 늘었는데 이중 60세 이상은 19만4000명(57.2%)이었습니다. 이 비중도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닌데 2월에는 일자리 편중이 더 악화된 것입니다.
성별로 봐도 심각합니다.
남성 취업자는 총 6만명이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연령대로 보면 15~19세, 그리고 50세 이상에서 일자리가 늘었지만 20~49세까지의 취업자는 7만9000명이 줄었습니다.
지난 1월에도 15~49세 남성 취업자가 4만1000명 가량 감소한 바 있습니다.
여성 취업자는 16만3000명이 증가해 남성의 3배에 가까웠습니다. 15~19세를 제외하고 전 연령대에서 증가했고 역시 60세 이상이 6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고용의 질이 나빠졌다는 건 취업시간대별로 보더라도 뚜렷합니다.
2월의 경우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11만7000명 증가했습니다. 반면 36시간 이상은 9000명 감소했습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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