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변화 바란 국민에게 절망만 남겨준 밥그릇싸움
새누리, 욕설파문으로 드러난 계파갈등
이한구·황진하 정면충돌 공천작업 중단
국민의당,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불과 한 달 앞두고 막바지에 접어든 정치권의 공천작업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계파 간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면서 사실상 공천작업이 중단됐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친노ㆍ86 운동권'을 뺀 현역 의원 공천 배제를 놓고 반쪽 인적청산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존 정치권을 비판하며 제1야당에서 분열해 만들어진 국민의당은 야권 연대를 놓고 내분상태에 빠졌다. 공천권을 두고 제 밥그릇만 챙기는 아귀다툼이 이어지면서 총선이 국민에게 희망 대신 절망을 안겨주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의 갈등이 살생부 논란과 윤상현 의원 막말 녹취록 파문으로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갈등의 뇌관은 김무성 대표의 공천 심사결과 발표 여부였다. 친박인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10일 김 대표에 대한 지역구 공천심사 결과를 미뤘다. 김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중ㆍ영도는 이날 제2차 공천결과 발표 명단(경선지역)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지난달 터진 '살생부 지라시' 파문이 해결되지 않았다며 막판 발표를 보류시켰다.
더민주가 10일 발표한 2차 공천 배제 결과는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컷오프된 현역 의원 5명 중 2명이 '친노ㆍ운동권'으로 분류되지만 당 안팎에서는 핵심을 피해 변죽만 울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친노ㆍ운동권 의원 가운데 10명 안팎이 컷오프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현역 의원 컷오프에는 5명만 이름을 올렸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김종인 대표가 기대감을 키운 친노ㆍ운동권 청산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당은 야권연대 논란으로 분당의 기로에 놓였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 및 선거대책위원회의에 잇달아 불참하며 당무거부에 돌입했다. 김한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안철수 공동대표의 강고한 반대를 넘지 못해 상임선대위원장의 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 공동대표는 천 대표의 당무거부와 김 위원장의 사퇴에도 독자노선을 고수했다. 안 공동대표는 "하던 대로 하면 야당은 만년 2등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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