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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광고]아픈청춘을 위한 따뜻한 위로…박카스 '나를 아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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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으로 자존을 지킬 수 없는 청춘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메시지

[비하인드광고]아픈청춘을 위한 따뜻한 위로…박카스 '나를 아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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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광고가 욕망을 자극하기 위한 매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광고가 결핍을 먹고 사는 매체라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뜨는 트렌드일수록 그 시대의 결핍을 건드리는 경우가 적잖다. 사회가 힘드니 힐링이 뜨고, 삶이 불안하니 멘토들이 판을 치기 마련이다.

박카스 '나를 아끼자' 광고는 역설적으로 자존을 지킬 수 없는 청춘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광고다. '밥벌이의 지겨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청춘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위로의 수단으로서의 피로강장제를 부각하고 있다.
광고는 한 콜센터 여성 직원의 모습으로 출발한다. 헤드폰 너머 속 남성들은 '목소리 너무 예쁘시네요' '주말에 뭐해요' 라며 업무와 관계없는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 어이없는 수작에도 그녀는 '네 감사합니다', '네 주말에 바쁩니다'라며 상냥하게 답할 수 밖에 없다.

'언니 너무 힘들다'라며 질질짜는 여성, '야 너 몇 살이야' 라며 나이 들먹이는 '꼰대' 남성에게도 여성은 '네 고객님, 저 여동생 없습니다', '네 고객님 저 아주 어립니다' 라고 대답한다. 일이 끝난 뒤 헤드폰을 귀에서 떼고 의자를 젖힌 채 고통스런 표정을 짓던 여성은 박카스를 뜯고 집으로 향한다. 여성의 걸어가는 모습과 함께 '난 오늘 나에게 박카스를 사줬습니다'라는 광고카피가 나레이션과 함께 깔린다.

각종 성희롱ㆍ욕설로 자존을 깎일대로 깎인 여성의 귀갓길에 엄마의 전화가 걸려온다. 여성은 장난처럼 "네네 고객님 막내딸입니다"라고 받다 "아~엄마"라며 한 숨 섞인 통화를 이어간다. 광고는 '나를 아끼자 박카스'라는 나레이션으로 끝이 난다.
근대 자본주의가 인격권을 제외한 계약관계를 토대로 성립됐지만, 전근대적인 감수성을 가진 '갑'들은 노동자를 하녀 쯤으로 본다. '누군가의 막내딸'을 대하는 거라는 기본적 배려도 사라진 사회에서 '나를 아끼자'는 광고 카피는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린다. 광고를 기획한 SK플래닛 관계자는 "힘든 현실이지만 그 속에서도 건강하게 노력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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