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나홀로 반등하는 이유
강남구 재건축 14주 만에 플러스 변동률
개포주공2단지 분양 임박하자 동반 상승
시공사간 경쟁 치열…추가 상승도 기대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강남 재건축을 통해 내 집 마련을 꿈꾸던 조모씨(45)는 지난주 개포동을 찾은 뒤 계획을 연기하기로 했다. 연초 방문했을 때보다 호가가 뛰고 급매물도 자취를 감춰서다. 개포동 D공인 대표는 "주공2단지(래미안블레스티지) 분양이 2주 앞으로 다가오고 일반분양가가 3.3㎡당 3700만~3800만원으로 책정 될 것으로 보이면서 주변 시세도 따라 오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 상반기 분양 시장의 가늠자가 될 강남 개포동의 재건축 단지들이 이달부터 분양을 본격화한다. 1982년 입주를 시작한 개포동 일대 저층 아파트들은 2020년까지 1만5000여가구의 강남 속 미니신도시로 다시 태어난다. 부동산 시장이 올 들어 주춤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간 미뤄졌던 개포 재건축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이 일대 매매가는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강남구 재건축 값이 14주 만에 플러스 변동률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0주째 보합을 기록하고 수도권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거래부진으로 송파구와 강동구 재건축은 약세를 이어갔지만 개포 지구는 플러스 변동률을 보였다"면서 "매수세가 활발하지 않지만 지난달 떨어졌던 매매가격이 조금 회복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짐은 지난달 이뤄진 실거래가격에서도 확인된다. 특히 분양이 임박해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개포 주공 2·3단지보다 올 하반기나 내년 초 분양이 예상되는 1·4단지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1단지 전용면적 35.64㎡는 전월 대비 3000여만원 뛴 6억7300만원에 거래됐다. 4단지 전용면적 42.55㎡도 2000만~3000만원 오른 상태로 거래가 이뤄졌다.
개포동은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강남의 새로운 부촌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말 개포동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3986만원으로 압구정동(3881만원)을 넘어섰다. 저층·소형 아파트가 많은 점이 가격에 반영됐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반포나 압구정과 개포는 수요의 성향이 다르다"면서 "개포에는 대모산과 양재천 등 쾌적한 환경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올 상반기 분양가격과 청약 성적이 향후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포동 P공인 대표는 "현재 매매가격과 추가분담금 등을 더했을 때 주공 4단지의 3.3㎡당 가격이 3300만원 수준"이라며 "2단지 분양가가 3700만~3800만원으로 책정되자 그 만큼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6월 분양하는 3단지 분양가가 이보다 높을 경우 1·4단지 가격은 따라서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공사들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주공 2단지와 시영 등 2개 단지를 맡은 삼성물산은 호텔급 커뮤니티 서비스를 도입하는 계획이다. 주공 3단지를 시공하는 현대건설은 고급단지용 브랜드인 'THE H'(디에이치)를 선보인 후 첫 작품인 만큼 강남 최초로 테라스하우스를 도입하는 등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주공4단지를 짓는 GS건설도 기존 단지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조합과 건설사가 합리적으로 분양가를 책정한 데다 일반분양 물량이 적고 배후수요가 탄탄해 청약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개포 주공1단지의 경우 아직 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만큼, 반포 등과 비교해 보면 개포는 아직 가격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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