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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경, 싱가포르 코치로 꿈꾸는 쇼트트랙 '쿨러닝'

최종수정 2016.03.09 11:11 기사입력 2016.03.09 11:07

전이경 코치(왼쪽)와 싱가포르 쇼트트랙 대표 루카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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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원조 쇼트트랙 스타 전이경(40)이 지도자로 변신했다. 그는 현재 싱가포르 대표팀 코치다.

전 코치는 오는 11~13일 목동 실내빙상장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싱가포르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에 왔다. 대표 선수는 한 명뿐이다. 남자부에서 경쟁할 루카스 응(28). 전 코치는 "싱가포르에서는 가장 기량이 뛰어난 스타지만 세계 수준과 격차가 크다. 훈련한대로 레이스를 마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전 코치는 한국 선수들과 같은 시간에 훈련하는 루카스 옆에서 계속 격려하고 자상하게 가르친다. 그는 "(싱가포르 선수는) 큰 대회 경험이 없어 자세나 기록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 긴장을 풀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했다.

전 코치는 지난해 11월 1일 싱가포르 대표팀을 맡았다. 싱가포르에서 공부하는 자녀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1년 전부터 싱가포르에서 지내다 현지 빙상연맹이 제안을 하자 받아들였다. 전 코치는 국가대표와 상비군 선수까지 30여명을 가르친다.

훈련 환경은 좋지 않다. 싱가포르 서부 주롱 이스트에 한 곳뿐인 빙상장을 시간당 1000달러(약121만원)에 빌려 일주일에 두 번, 두 시간씩 훈련한다. 동계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적고, 대표팀에 대한 지원도 부족해 전임자들은 대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떠났다고 한다. 루카스도 초보자를 지도하는 등 아르바이트를 해 번 돈을 모아 자비로 이 대회에 출전했다. 그럼에도 전 코치는 "교육열이 높아 학부모와 선수들의 호응이 좋다.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의욕이 샘솟는다"고 했다.

전이경 코치(왼쪽)와 싱가포르 쇼트트랙 대표 루카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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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처럼 성적과 경쟁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라면 지도자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싱가포르에서는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쇼트트랙을 활성화하고, 선수들의 기본기를 가다듬어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춘다. 6월에는 한국에서 전지훈련도 할 계획이다. 그는 대표팀을 맡은 지 4개월 밖에 안 됐으나 선수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 루카스도 전이경을 "성장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지도자"로 꼽았다.

전 코치에게 싱가포르 대표팀은 열정을 되살리는 전환점이다. 그는 이른 나이에 큰 성공을 했다. 1994년 릴레함메르, 1998년 나가노 대회까지 두 차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만 네 개를 따고, 세계선수권에서 3연속 종합우승(1995~1997년)을 했다. 1998년 은퇴한 뒤에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분과 위원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대한체육회 선수위원, 방송해설, 대한빙상경기연맹 이상 등을 역임하며 치열하게 살았다. 그러나 2010년 5월 29일 결혼을 하고, 학생 선수들을 지도하다가 가사와 육아에 전념하면서 조금씩 현장과 거리를 뒀다.

그는 "너무 빨리 정상에 올라 급하게 내리막을 걷는 기분이었다. 재충전으로 생각하고 현재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어린 선수들의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훈련 목표치에 블레이드(스케이트 날)를 상품으로 거는 등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전 코치의 목표는 내년 9월 8~2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 경기대회(SEA GAME) 전관왕 달성이다. 이 대회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열한 개 나라가 2년 마다 경쟁하는 무대다. 하계종목 위주로 경기를 하다 빙상과 아이스하키 등 동계종목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루카스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뛰는 모습도 꿈꾼다. 그는 "희박하지만 목표는 크게 잡을수록 좋다. 쇼트트랙의 '쿨러닝'을 이룩하고 싶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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