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심나영 기자] 지난해 12월 포스코 직원 1만6000명의 월급 통장에는 '프로젝트 특별 보상' 명목으로 1만7980원씩 입금됐다. 큰 돈은 아니지만 포스코 경영 성과의 작은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돈이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취임 이후 강력하게 밀고 있는 '솔루션 마케팅'에 관한 첫 성과급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1년동안 솔루션 마케팅으로 창출한 이익에 대해 보상 심의를 거쳐 직원들에게 골고루 나눠줬다. 2015년에는 총 2억9000만원 가량의 재원이 적립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솔루션 마케팅이 실시된 후 각 부서간 벽이 사라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성과급은 피자 한판 값 정도이지만 '만원의 행복'이라 부를 만하다"고 말했다.
솔루션 마케팅을 위해 포스코 조직도 융합됐다. 권 회장은 기존 마케팅 본부에 연구인력 100여명을 투입했다. 그 이후 주요고객인 조선소나 건설사 직원들을 만날 때 포스코는 연구원과 영업사원이 조를 이뤄 활동하고 있다. 영업사원이 제품 특성과 가격ㆍ물량에 대해 제안하면 연구원들은 자신들이 제품을 만들면서 함께 개발한 가공ㆍ용접 방법 등을 설명한다. 포스코 영업사원은 "초고층 빌딩을 올리는 건설사 수주 물량이 나왔을 때 연구원들과 함께 미팅을 해 고성능 강재 판매부터 이용기술, 시공 기술까지 한번에 지원할 수 있다"며 "과거에는 영업사원도, 연구원도 각자 영역만 지켰었지만, 이제는 서로의 분야에 관심을 갖고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최근 솔루션 마케팅 관련 시상식도 열었다.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우수 사례를 공모해 총 35건을 선정해 솔루션 마케팅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한편 권오준 회장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포스코를 살리기 위해 구조조정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지난 2년 간 포스코특수강, 포스화인, 포스타워, 포스하이메탈, 포뉴텍 등 40개가 넘는 계열사를 정리했다. 올해도 35개사를 추가로 정리한다.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며 그룹의 내실도 다졌다. 지난해 구조조정으로만 얻은 재무개선 효과는 2조1000억원에 달한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인 78.4%로 낮아졌다. 포스코 부채비율(19.3%)도 포항제철소 가동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낮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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