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경기 파주에 '아이파크' 브랜드를 단 반값 아파트가 나온다. 건물만 분양받고 땅은 빌려 쓰는 토지임대부 방식이다. 민간에 토지임대부 주택이 개방된 지 1년9개월여 만에 나온 첫 사례다.
4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업계에 따르면 파주 운정지구 A26블록 주택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산업개발·교보증권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현산과 교보증권은 이 사업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LH와 공동으로 사업을 시행하게 된다. SPC는 입주가 마무리되면 1년 뒤에 해산한다.
총 19만680㎡ 규모의 땅을 소유하고 있는 LH는 분양자들에게 토지 부분에 대해서만 임대하고 민간사업자는 3042가구 아파트의 건설을 담당하게 된다. 토지임대료는 법에 따라 감정평가액과 3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이자율을 곱한 금액이 된다. 업계에선 월 토지임대료가 평형에 따라 25만~35만원 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물에 대한 분양가는 3.3㎡당 600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파주 운정지구에서 지난해 하반기 분양한 아파트 단지들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048만원이었다. 전용면적 85㎡ 이하는 무주택자만 입주할 수 있다. 대신 중대형 주택에는 다주택자도 입주 지원할 수 있다. 5년 전매제한이 적용된다. 건설공사 기간을 감안하면 입주 이후 2년여간은 반드시 거주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후는 매매가 자유롭게 가능하다. 10년 뒤에는 감정평가를 통해 토지에 대한 지분을 살 수 있는 우선권이 생긴다.
LH 관계자는 "이번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주택공급 방식을 다양화하고 토지 활용도를 높이면서 서민 주거 안정에도 기여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한 것"이라며 "민간사업자가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이런 방식의 활용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임대부 주택은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분양받을 때 초기 자본이 적게 들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틈새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에 수요자들이 앞다퉈 입주신청을 하는 등 매월 임대료를 내는데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이번 파주 운정 반값 아파트가 인기몰이를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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